[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를 이끌어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의안에 서명한 데 이어 중국 정부가 합의 사실을 공식 발표, 이른바 스몰딜이 성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 무역 휴전 선언과 함께 협상에 나서기로 한 지 약 1년만의 결실이다.
13일(현지시각) 로이터를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공식 브리핑을 갖고 미국과 1단계 무역 합의 내용에 최종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공식 브리핑은 왕서우원 상무부 부부장과 랴오민 재정부 부부장, 정쩌광 외교부 부부장, 한쥔 농업농촌부 부부장 등 차관급 정책자들이 주도했다.
이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통해 중국과 1단계 합의 성사 사실을 밝혔고, 미 무역대표부(USTR) 역시 공식 성명을 내고 이 소식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국의 1단계 무역 합의는 미국의 일부 기존 관세 인하 및 추가 관세 유예와 중국의 미 농산물 대량 구매가 골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15일로 예정된 1560억달러 물량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15% 추가 관세를 유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기존 관세 가운데 2500억달러 물량에 대한 25%의 관세는 현행대로 유지하고, 지난 9월 시행한 1120억달러 물량에 대한 관세는 15%에서 7.5%로 낮추기로 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 농산물을 대량 구매하기로 했고, 이 밖에 통상 구조와 관련한 개혁에 대해서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USTR 역시 1단계 합의에 중국의 통상 시스템 및 국제 교역 관행에 대한 개혁이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IT 기술의 강제 이전과 금융 시장의 개방 확대, 위안화 환율 제도 등 광범위한 쟁점이 1단계 합의에 명시됐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조만간 2단계 무역 협상에 돌입할 계획을 밝히고, 내년 대통령 선거까지 협상을 미루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안 서명 소식 이후 즉각적인 공식 입장 발표에 나서지 않았던 중국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왕서우원 부부장은 "미국과 1단계 합의문 내용에 동의했다"며 "딜이 성사된 데 따라 경제 전반과 무역 측면에서 양국의 공조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랴오민 부부장은 15일로 예정됐던 미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추가 관세 유예에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국 정부는 기존 관세의 철회를 또 한 차례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회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히고, 이 부분이 앞으로도 양국의 무역 협상에 관건이라고 강조한 것.
중국 정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산 농산물 수입 규모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전날 일부 외신은 중국 정부가 내년 500억달러 물량의 농산물을 수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지만 이날 로이터는 구체적인 수입 규모가 분명하게 제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양국 협상 팀이 합의문 세부 내용의 법적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문구에 대한 점검이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양국 협상 팀은 1단계 합의안에 서명하기 위한 장소와 시기에 대한 논의를 진행중이다. 다만,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 합의문에 서명할 것인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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