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비핵화 협상이 결렬될 경우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최근 발간한 '2020 국방정책 환경전망 및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북‧미 비핵화 협상이 결렬되는 경우 북한은 미국의 군사적 압박을 견제하기 위해 대미보복 능력을 신뢰성 있게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게 될 것"이라며 "협상 결렬 시 북한 당국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다탄두 ICBM 개발 등을 위한 노력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5월 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방사포 등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 [사진=노동신문] |
다탄두 ICBM이란 쉽게 말해 ICBM을 발사할 때 미사일 1발에 여러 개의 작은 핵탄두가 들어있는 것으로, 단순히 미사일 1발을 쏠 때보다 탐지 및 요격 등 대응이 어렵게 된다. 때문에 북한의 다탄두 ICBM 기술의 확보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일각에선 북한이 2017년 11월 발사한 ICBM급 '화성-15형'의 탄두부가 둥글고 뭉툭하게 제작된 것으로 봐서 다탄두 개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ICBM 액체연료 엔진 연소시험으로 추정되는 실험을 최근 북한이 두 차례 실시한 것에 대해서도 일부 전문가들은 '다탄두 ICBM 개발 가능성'을 주장한 바 있다.
KIDA는 그러면서 "물론 대미 공격수단을 시험 발사할 경우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경해지고 추가적 제재가 도입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은 2019년 10월에 내비쳤던 신형 잠수함과 북극성-3형의 개발에 매진하거나 인공위성 시험발사 방식으로 장거리 로켓 실험을 실시하는 동향을 우선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KIDA는 아울러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이 미국의 더욱 큰 폭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데, 만약 그런 방향에서 부분 해결 방식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된다면 북한은 제한된 수준의 핵무력을 유지하면서도 한반도 긴장완화 국면을 유지하기 위해 남북한 간의 군비통제 조치 심화를 추진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러나 만약 2020년 초까지도 북‧미 정상회담의 일정이 도출되지 못할 경우에는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 단거리 미사일보다 높은 수위의 도발을 진행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북한 당국은 안보적 양보에 대한 내부불만을 완화하고 대남‧대미협사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국가안전의 잠재적‧직접적 위협을 명분으로 한 무기개발을 지속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북한의 대남관계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에 따르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데, 2020년에도 이런 경향은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다만 북‧미협상 타결 시에는 북한 내부 안정에 한국, 미국, 중국의 지원과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북한의 대남정책은 2018년과 같이 남북, 북미관계의 병행발전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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