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신임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앞두고 여야 대치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정 내정자가 국회 인준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 내정자는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민주당 원로의원이다. 일각에서는 국가 서열 2위였던 입법부 수장이 행정부 2인자(서열 5위)로 가는 것은 입법부의 격을 떨어트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집중 추궁될 전망이다.
여야가 임시국회를 열고도 예산 부수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조차 열지 못하는 상황에서 총리 인사청문 절차가 제대로 진행될지도 관심사다. 국무총리 임명은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감사원장·대법관과 함께 국회의 임명 동의가 필요하다.
[사진=김학선 기자] 정세균 전 국회의장. yooksa@newspim.com |
국회법상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하려면 국회의장과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협의를 거쳐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특위는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서가 제출된 시점부터 15일 이내에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되 청문회 기간은 3일 이내로 한다. 이후 심사경과보고서 또는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청문회를 마친 뒤 3일 이내에 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정당한 이유 없이 특위가 기간 내에 정 내정자에 대한 심사를 마치지 않은 경우에는 의장이 직권으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 다만 국회 관계자는 "실제로는 법에 명시된 것보다 조금 더 기다려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낙연 총리의 경우 지명 21일 만에 국무총리 임명장을 받았다. 2017년 5월 10일에 지명된 이 총리는 15일 인사청문특위 구성, 24~25일 이틀 간 인사청문회를 거쳐 31일 임명됐다.
총리 임명동의안이 통과되려면 본회의에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의원 과반수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수원=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2.11 mironj19@newspim.com |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는 정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큰 문제없이 순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내정자는 합리적 성향과 온화한 성품으로 여야 양쪽에서 두루두루 신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이라며 "(여야 의원들과) 두루두루 친하고 인품이 좋아서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또 의장도 하고 장관직도 거치며 검증을 받아온만큼 특별히 꼬집을 허점도 없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현재 총리할 사람이 정 전 의장밖에 없다"며 "인사청문 정국에 발이 묶이면 안 되는데 여러모로 돌파 가능한 카드가 정세균뿐"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 내정자를 소개하며 "통합과 화합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국민들께서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민생과 경제에서 성과를 이뤄내는 것"이라며 "시대적 요구에 가장 잘 맞는 적임자가 정세균 후보"라고 지목했다.
지명 배경에는 경제를 잘 아는 경제인 출신이자 풍부한 경륜과 정치력으로 내각에 안정감을 준다는 점이 고려됐다. 야당을 아우르며 통합과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도 정 내정자가 갖춘 이점 중 하나다.
정 내정자는 6선 국회의원으로 민주당 대표와 참여정부 산업자원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쌍용그룹 상무 출신으로 실물경제 경험도 갖췄다. 전북 진안에서 태어난 1950년생으로 전주신흥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페퍼다인대 경영학 석사, 경희대 경영학 박사 과정을 거쳤다. 총리 지명 전까지는 내년 총선에서 종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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