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2020년 미국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타는 한편 신흥국 통화가 상승 모멘텀을 받을 전망이다.
월가의 투자은행(IB) 업계는 특히 아시아 신흥국 통화의 강세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 원화와 대만 달러화, 말레이시아 링기트화 등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한국 원화 [사진=블룸버그] |
약 10년간에 걸친 강달러가 꺾이면서 내년 글로벌 외환시장에 기류 변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18일(현지시각) 도이체방크는 보고서를 내고 2020년 이른바 '달러 피크'를 예고했다. 신흥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장기 상승 사이클에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라는 얘기다.
달러화 강세 흐름이 한풀 꺾이면서 신흥국 통화가 상승 모멘텀을 보일 것이라고 도이체방크는 전망했다. 특히 아시아 주요국의 통화가 큰 폭으로 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내년 지구촌 경제의 성장 전망에 근거한 의견이다. 올해 미국 경제가 두각을 나타낸 데 반해 내년 신흥국이 성장 가속도를 낼 여지가 높고, 이는 해당 지역의 통화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시아 신흥국의 경제 성장이 개선, 자산을 매입하려는 해외 자금 유입이 증가하면서 통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시나리오를 예상한 셈이다.
특히 한국 원화와 대만 달러화, 말레이시아 링기트화가 달러화에 대해 큰 폭으로 뛸 것이라고 도이체방크는 예상하고 있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도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밸류에이션 매력과 탄탄한 성장 모멘텀, 완만한 인플레이션 압박 등을 감안할 때 아시아 신흥국 통화의 강세가 기대된다는 얘기다.
통화뿐 아니라 주식과 채권으로 해외 자금이 밀물을 이루면서 아시아 신흥국의 자산시장 전반에 걸쳐 상승 모멘텀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매뉴라이프는 특히 미국과 1단계 무역 합의를 이뤄낸 중국의 투자 매력이 부각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자동차 부품을 포함한 소비재 섹터의 강세가 예상된다는 의견이다.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에 따르면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미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올들어 1.2% 상승했고, 지난 10년간 상승폭은 25%에 달했다.
이와 별도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월가 IB 업계가 일제히 내년 달러화 약세 흐름을 점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 삭스와 뱅크오브뉴욕멜론, 블랙록, 씨티그룹 등 공룡 IB와 자산운용사들이 약달러를 예상한다는 것.
씨티그룹은 내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0~1.75%에서 유지하거나 한 차례 금리인하를 단행, 달러화에 하락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안드레아스 코닉 글로벌 외환 헤드는 FT와 인터뷰에서 "최근 월가 애널리스트와 전략 회의를 가질 때마다 내년 달러화 약세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경기 침체 공포가 가시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온' 움직임이 확산, 달러화에 대한 신흥국 통화 가치가 뛸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블룸버그도 약달러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유로화에 대해 달러화가 가파르게 하락, 현재 1.10달러 선에서 거래되는 유로/달러 환율이 1.16달러까지 뛸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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