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솔직하게 말할게요. 새로운보수당, 패자부활전 맞습니다. 부정 안 해요. 바른정당 실패로 깨달은 게 있습니다. 우리가 대변해야할 지지층이 어디인지, 누구를 바라봐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알게 됐어요. 기존의 진보는 이미 철밥통 진보가 됐어요. 진입 장벽을 높게 세우면서 청년을 배제하고 있어요. 청년은 오직 우리만이 담을 수 있습니다."
하태경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 가칭) 창당준비위원장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도로 바른정당'이라는 비판을 마주하고도 자신감에 찬 목소리였다. 잘못된 과거를 성찰하고 문제점을 진단했으니 이번에는 달라질 것이라는 확신이다.
하 창준위원장은 "우리는 '도로 바른정당'이라는 비난도 감수하겠다"며 "그러나 새보수당은 성공하는 바른정당이다. 바른정당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α'가 되겠다. 앞으로 그 모습을 직접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창당준비위원장. 2019.12.16 leehs@newspim.com |
◆ "청년+중도가 2대 주체…당명, '보수'보다 '새로운'에 방점"
하태경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 가칭) 창당준비위원장은 청년과 중도를 전면에 내걸었다.
하 창준위원장은 지난 16일 뉴스핌과 만나 신당 새로운보수당을 "청년이 주도하고 공정의 깃발 아래 보수를 개혁하고자 하는 정당이다. 쉽게 말해 청년 중도당"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2+3 비전'을 새보수당 비전으로 내세웠다. 2대 주체와 3대 원칙을 의미한다.
청년과 중도라는 2대 주체가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이 말한 '보수재건 3원칙'을 신당의 비전으로 삼겠다는 이야기다.
하 창준위원장에게 '중도가 2대 주체 중 하나라고 하지만 당명에 보수라고 직접 명명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당명은 중도 보수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 창준위원장은 "더 명확하게 이야기하면 보수 중도당"이라면서 "대중정당이기에 명칭은 국민들에게 매력적인 브랜드가 돼야 한다. 사실 내부에서 보수중도당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조사를 진행해보니 지지율이 안 나왔다"고 말했다.
하 창준위원장은 이어 "지지율이 가장 높은 건 개혁보수당, 다음으로 새로운보수당이었다. 하지만 개혁보수당은 너무 '유승민' 색깔이 두드러지는 점, 또 과거 많이 쓰이던 이름이어서 새로운보수당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하 창준위원장은 '보수'라는 네이밍으로 인한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에 참여하고 있는 국민의당계 의원들의 반발에 대해서는 "오해"라고 했다.
그는 "안철수계 쪽에서는 우리가 일부러 (그들을) 배제하려는 게 아니냐고 오해했었지만 이제는 다 풀렸다"고 했다. 이어 "정말 배제하려고 했다면 '새로운'이라는 글자도 뺐다. 당명으로 '새로운중도당'은 매력적이지 않다. 당 이름은 특징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 창준위원장은 그러면서 "영국은 보수당이 이번에 압승했다. 남은 건 우리가 얼마나 잘하느냐다. 우리의 방점은 '보수'라기보다 '새롭다'에 있다. 기존 보수가 외면한 청년과 중도층이 박수칠만한 정책들과 이슈를 우리가 중점적으로 개발해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지난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변화와혁신(가칭) 창당준비위원회 비전회의에서 하태경 창당준비위원장,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 등이 당명인 '새로운보수당'을 공개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12.12 kilroy023@newspim.com |
◆ "청년정당, 젊은 얼굴 아닌 청년지지 의미…총선서 대거 공천할 것"
하 창준위원장은 다른 정당들은 청년을 이벤트성으로 잠시 이용할 뿐이라고 했다. 진정으로 청년을 위하고 일관되게 대변하는 정치인은 새보수당에서밖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청년을 이벤트성으로 언급한다는 걸 모두가 다 안다. 우리는 청년을 오래 대변해왔다. 그 진정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자신했다.
하 창준위원장은 "갑자기 청년을 언급하면 포장만 청년인 정치인을 찾을 수밖에 없다. 준비가 안 되어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능력 있고 준비된 청년 정치인들이 많다"고 했다.
하 창준위원장은 그러면서 "내년 총선에서 2040 청년들을 대거 공천할 계획"이라면서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준비돼 있다. 준비된 청년 정치인들이 가장 많은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하 창준위원장은 또 새보수당이 내세우는 '청년 정당'의 의미에 대해 생물학적 의미의 청년으로 한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말하는 청년은 age(나이)가 아닌 heart(마음)의 개념"이라며 "청년으로 구성된 정당이 아닌 청년들을 잘 대변하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얼굴을 앞세우는 의미보다 나이에 상관없이 청년들로부터 지지받는 사람들이 주도하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지난 2017년 4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둔치 주차장 인근에서 열린 '희망페달 자전거 유세단 발대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2017.4.21 leehs@newspim.com |
◆ '도로 바른정당' 쿨하게 인정…과거엔 지지층 차별화 실패, 이번엔 다르다
하 창준위원장에게 허심탄회하게 물어봤다. 그에게 "유승민‧정병국‧이혜훈‧하태경‧오신환‧유의동‧지상욱‧‧정운천 의원의 신당 창당 그림은 4년 전 데자뷔다. '도로 바른정당'인 데다가 이미 바른정당으로 한 번 실패했는데 무엇이 달라지겠냐는 우려도 나온다"고 했다.
하 창준위원장은 순간 자세를 고쳐잡았다. 그리고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그는 "맞다. 솔직히 패자부활전이 맞다"고 말했다.
하 창준위원장은 "부정하지 않는다. 바른정당이 실패한 이유는 우리가 대변해야 할 지지층이 누구인지 명확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바른정당이 고꾸라지기 시작한 게 18세 투표권에 대한 입장을 번복하면서다. 당시 지지율이 20%대로 달리다가 10%대로 추락했다. 그때만 해도 우리가 주 대변 층이 청년층이라는 명확한 인식이 없었다. 그냥 깨끗하고 따뜻한 보수로 접근했다. 한국당 지지층과의 차별화가 안 됐던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 창준위원장은 그러면서 "한국당은 여전히 어르신들이 중심인 정당이다. 청년 강조하긴 하지만 그저 선거용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리는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 굉장히 큰 깨달음을 얻었다. 바로 청년을 대변하는 보수정당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하 창준위원장은 "지금 민주당은 586 꼰대정당으로써 청년들의 미래를 막는 원흉이 되고 있다. 청년들에게 진입 장벽을 높이 세우고 있다. 기존 진보가 이미 철밥통 진보가 되고 청년 배제 진보가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 창준위원장은 이어 "우리만이 청년을 담을 수 있다. 청년이라는 지지층을 명확히 한 것"이라며 "'도로 바른정당이라는 비난도 기꺼이 감수하겠다. 그러나 우리는 성공하는 바른정당이 될 것이다. 바른정당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α'가 되겠다. 앞으로 그 모습을 직접 보여드리겠다. 기대해 달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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