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연말 뉴욕증시가 최고치 랠리를 연출하는 가운데 월가는 2020년 최대 리스크로 대통령 선거를 지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민주당 후보가 백악관에 입성할 경우 IT와 에너지, 헬스케어, 금융 등 주요 섹터 전반에 걸쳐 하락 압박이 거셀 것이라는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내년 대선을 11개월 가량 앞두고 월가 투자은행(IB) 업계는 정치판의 시나리오를 겨냥한 포트폴리오 전략 마련에 분주한 움직임이다.
27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IB 업체들은 민주당의 대선 승리가 내년 뉴욕증시의 가장 커다란 복병이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폭스 비즈니스 뉴스에 따르면 골드만 삭스는 민주당 후보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2021년주가가 두 자릿수의 하락을 연출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JP모간 역시 민주당의 승리를 겨냥해 IT와 헬스케어 등 특정 섹터의 비중을 축소하는 전략을 권고했다.
미국 투자 매체 CNBC의 '매드 머니' 진행자인 짐 크래머는 엘리자베스 워렌 민주당 경선 후보가 승리할 경우에 대비해 현금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오크트리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공동 창업자인 억만장자 호워드 마크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주식시장이 2020년과 2021년 안도 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고, UBS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가 뉴욕ㅈ으시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월가가 민주당을 향해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는 것은 주요 후보들이 일제히 반시장적인 공약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아이오와주 스펜서에서 선거 운동 도중 톰 빌색 아이오와 전 주지사의 연설을 들으며 생각에 잠긴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무엇보다 민주당 유력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법인세 인상을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35%에서 최저 21%까지 떨어뜨린 법인세율을 28%까지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다.
뿐만 아니라 워렌(메사추세츠, 민주) 상원의원은 법인세를 종전대로 35%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폭적인 세금 인하가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을 부추긴 한편 뉴욕증시의 최고치 랠리에 크게 힘들 실어준 사실을 감안할 때 월가가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주요 산업에 대한 민주당 후보들의 정책 노선도 월가의 투자자들 긴장하게 한다. 특히 IT 업계가 주요 타깃 중 하나다.
가뜩이나 트럼프 행정부가 IT 공룡 업체들의 시장 독점 움직임에 대해 날을 세우는 가운데 워렌 상원의원이 IT 대기업의 분리를 주장하는 등 민주당 후보들은 한층 수위 높은 압박을 가하고 있다.
웰스파고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엑손모빌과 셰브런을 포함한 화석 연료 업체부터 시그나 및 휴매나 등 헬스케어 업체 역시 민주당 후보가 대권을 장악할 때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월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CNBC의 서베이에서 투자자들은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는 한편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호워드 마크스 오크트리 대표는 골드만 삭스가 주최한 뉴욕 금융 서비스 컨퍼런스에서 "대선 결과는 친시장 혹은 반시장으로 갈라질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금융시장은 크게 안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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