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인 2020년 1월 8일이나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경 무력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미국 국방부의 분석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미국 공군 정찰기가 30일 하루 2차례나 한반도 상에서 포착돼 주목된다.
이날 민간항공추적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미국 공군의 지상 감시정찰기인 E-8C(조인트 스타즈)와 공군 정찰기인 RC-135W(리벳조인트)가 한반도 상공에서 포착됐다. 이들 정찰기의 구체적인 비행 시간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에어크래프트 스폿이 정찰기의 비행을 알린 시간이 각각 이날 새벽 4시, 오전 9시경이라는 것만 확인된 상태다.
USAF E-8C JSTARS(조인트 스타스)가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주일 미군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다. [사진=주일미군] |
조인트 스타즈는 고성능 감시레이더를 통해 250km 밖의 지상 표적을 감시할 수 있는 미군의 핵심 정찰 자산으로, 최대 10시간 이상의 비행이 가능하며 한 번에 100만㎢ 지역을 훑으면서 표적 600여개를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리벳조인트는 미국 공군의 신호정보수집 정찰기로, 적의 신호 정보, 전자정보 및 통신정보를 파악해 적의 위치와 활동을 감시한다. 모두 최근 들어 한반도 상공에서 포착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미국의 정찰 자산들이다.
리벳조인트의 경우 가장 빈번하게 포착되고 있는 정찰기이기도 하다. 이 정찰기는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도발 직전인 지난달 27일을 비롯해 지난 2일, 3일, 5일, 6일, 9일, 12일, 21일, 23일, 그리고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에 한반도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한편 북한과 미국은 30일 기준 비핵화 관련 어떤 합의도 하지 못했다. 북한이 그간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꾸준히 강조해 온 '연말 시한'이 사실상 그냥 지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특히 북한은 지난 3일 이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이는 북한이 미국에 '연말 전까지 만족할 만한 상응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크리스마스 즈음 군사적 도발을 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돼 긴장감이 증폭됐다.
그러나 북한은 크리스마스를 비롯해 30일 현재까지 어떤 무력 도발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의 한 당국자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은 존재하지만,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인 내년 1월 8일이나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쯤에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WSJ도 "(미국 국방부의) 일부 한국 당국자들 사이에서 북한이 대대적으로 기념하는 국가 행사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생일까지 주요 무기 시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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