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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이냐 신흥국이냐" 2020년 해외채권 기상도

기사등록 : 2019-12-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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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대박 낸 해외채권, 2020년 중박은 가능
금리인하 가능성, 환율 등 꼼꼼히 따져야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주요 증권사들은 2020년 채권투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전세계적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채권시장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다만 금리인하 속도, 성장률, 환율 전망 등에 따라 선진국과 신흥국으로 채권투자전략은 나뉠 수 있다고 진단했다. 

2019년 9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2019년 해외채권수익률은 16.68%, 국내채권수익률은 4.19%에 달한다. 직전 3년간 평균 수익률(해외 2.81%, 국내 2.37%)과 비교해도 월등한 수준이다. 미국, 독일 등의 금리가 빠르게 내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채권 가격도 급등했다. 2019년 12월6일 기준 지난 1년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8.06%, 우리나라 10년물은 18.08% 하락했다.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2019.12.30 bjgchina@newspim.com

◆ 선진국 채권은 미국! 달러채권 담아라

NH투자증권, DB금융투자 등은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선진국 채권이 가장 강세일 것으로 봤다. 미국이 금리 인하를 지속하면서 채권 가격도 오를 것이란 설명이다. 신흥국 통화 대비 달러 강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2020년 미국이 2차례 금리를 인하하면서 채권 가격도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광열 연구원은 "미국 경기만 놓고 보면 금리를 인하할 이유가 없지만, 미래 경기 둔화를 대비한 '보험성 인하'를 계속할 것으로 본다"며 "하반기에 달러 역시 강세를 보일 것이어서 역시 미국이 최고"라고 봤다. 그는 미국 채권 중에서도 투자등급 회사채를 투자 1순위로 꼽았다. 올해의 절반 정도 수익을 생각하더라도 4~5%는 가능하다고 봤다. 또한 신흥국 채권을 담더라도 로컬통화 채권보다 달러표시 채권을 담아야 한다고 했다.

2019년 미국은 3차례나 금리를 인하해 채권수익률도 가장 좋았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19년 10월 말 기준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연간 투자수익률은 13.89%에 달한다. 미국 투기등급 회사채 수익률은 11.71%, 미국 국채는 7.79%였다. 2018년의 마이너스 수익률과 크게 대비된다.

DB금융투자는 장기물 위주로 달러채권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3~10년물까지는 우리나라와 미국 국채금리가 비슷하게 움직이지만 30년물의 경우 미국은 2.3%, 우리나라는 1.7% 정도로 미국의 금리 매력이 더 크다. 유승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19년 미국 연준(Fed)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160bp(1bp=0.01%포인트)에 달하던 환헤지 프리미엄도 -100bp까지 개선됐다. 추가 금리 인하 시 환헤지 프리미엄 개선 및 자본차익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수익성도 전반적으로 우수하다고 봤다.

같은 선진국이지만 유럽에 대한 시각은 정반대다. 유럽 채권을 좋게 본 증권사는 한 곳도 없었다. 이미 금리가 크게 내려와 레벨 부담이 있는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여력도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유럽 제조업 전망도 부정적이어서 유럽 회사채 리스크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주요 글로벌 채권 연간 수익률 비교 [자료=NH투자증권] 2019.12.30 bjgchina@newspim.com

◆ 저금리 시대엔 신흥국! 브라질·멕시코·러시아 등 선택지 다양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많이 내려온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흥국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을 상대적으로 낮게 보면서 브라질·멕시코·러시아·베트남 등 신흥국 채권을 먼저 추천했다.

삼성증권은 채권 투자 우선순위를 신흥국-선진국-한국 순으로 봤다. 김은기 연구원은 "2020년에는 변동성에 대비해 이자수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유럽은 금리가 너무 낮고, 미국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답은 신흥국"이라고 했다. 통화 전망 역시 달러 약세, 신흥국 통화 강세를 예상했다.

투자 유망 국가로는 브라질과 멕시코를 꼽았다. 김 연구원은 "2019년 브라질 연금개혁안 통과 이후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에 헤알화 값이 하락했지만, 추가 약세는 제한적"이라며 "앞으로 브라질 경제 성장률이 더 높아지면서 국가신용등급 상향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멕시코에 대해선 "신흥국 중 신용등급(BB0)이 안정적인 데다 금리 인하도 뒤늦게 시작해 가격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아시아 신흥국 채권투자를 추천했다. 윤여삼 연구원은 "저금리 시대에 신흥국 채권 투자비중은 더욱 커질텐데, 베트남·멕시코 등은 제조업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상대적으로 매력이 크다"고 봤다.

윤 연구원은 전체 신흥국 채권에서 중국의 비중이 높아진 만큼 중국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회사채 리스크 등이 언급되고 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중국 디폴트 우려가 확대되면 대표적인 신흥국 채권지수인 EMBI가 같이 흔들린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신흥국 투자 여건이 개선됐다는 입장이다. 경제성장률 기준으로 선진국은 2019년과 큰 차이가 없겠지만 신흥국 성장률은 높아질 것으로 봤다. 구혜영 연구원은 "멕시코·러시아·브라질은 성장률 및 물가 안정 측면에서 금리 인하를 지속하겠지만, 인도 등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은 국가도 있다"며 "리스크 측면에서 러시아는 내년도 경상수지 및 재정수지가 모두 흑자를 보이며 안정적인 움직임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bjgchi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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