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원자재 시장이 연간 기준 3년래 최대 랠리를 연출했다.
무역 마찰 완화와 경기 침체 리스크 진화, 이에 따른 투자자들의 '리스크-온' 움직임이 상품 가격을 큰 폭으로 끌어올린 것.
원유 배럴[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장 전문가들은 상승 탄력이 2020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힘겨루기를 벌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번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각)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글로벌 상품 지수가 2019년 11%에 달하는 상승 기록을 세웠다. 이는 2016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국제 유가를 포함한 에너지 가격과 구리를 중심으로 한 금속 상품이 강세 흐름을 탔고,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 이후 농산물도 강세를 나타냈다.
구리 가격이 전세계 재고 물량 감소를 앞세워 톤 당 6000달러 선을 뛰어넘었고, 밀과 대두가 12월 각각 2018년과 2016년 이후 최대 폭의 월간 기준 상승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금값도 온스당 1500달러 선을 뚫고 올랐다.
월가의 내년 전망도 장밋빛이다.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미국의 2020년 경기 침체 가능성은 지난 9월 75%에서 최근 35%로 떨어졌다.
싱가포르 소재 투자은행(IB) OCBC의 호위 리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합의에 따라 경기 전망이 밝아지면서 원자재 수요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번지고 있다"며 "주요 원자재의 재고 상황도 내년 상품 가격 상승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초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인 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2020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0~1.75%에서 유지할 뜻을 내비친 연준이 인플레이션 리스크와 힘겨루기를 벌일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시장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내년 경제 펀더멘털과 관련해 예상되는 두 가지 변화 가운데 하나는 인플레이션"이라며 "농산물과 그 밖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이미 올해 초에 비해 물가 상승 압박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음식료를 제외한 핵심 인플레이션은 2%를 밑돌 전망이지만 전반적인 소비자 물가는 2.5~2.6%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이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상승할 경우 투자자들이 이에 과민 반응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가 번지면서 금융시장을 한 차례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우려다. 월가는 중기 조정을 마무리한 연준의 다음 행보 역시 금리인상보다 인하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뛰면서 금리인상 기대감이 번질 경우 투자 심리 냉각과 함께 시장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2월 통화정책 회의 후 금리인상을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의 가파른 상승이 상당 기간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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