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새해 벽두부터 1등 금융을 내세우며 격돌했다. 연임을 확정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일류'를 내걸고 경영 2기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에 맞선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키워드는 '리딩'이다. 올해 3연임 시험대를 앞둔 만큼 장기 플랜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2일 조 회장과 윤 회장은 나란히 2020년 신년사를 통해 경영 전략을 구체화했다. 각각 '일류신한'과 '리드 (L.E.A.D) 2020'을 목표로 내걸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조 회장은 올해가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인류신한을 향한 도전을 시작하는 원년이라고 선언했다. 2020 스마트 프로젝트는 조 회장이 취임 이후 내건 중장기 경영 전략이다. 2020년까지 아시아 리딩금융으로 도약하겠다는 의미다.
지난달 연임과 자회사 주요 인사를 마무리한 만큼 이 같은 전략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미 조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체제를 굳혔기 때문에 새 임기를 맞는 향후 3년간 연속성과 속도를 더하게 됐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사진=각 사] 최유리 기자 = 2020.01.02 yrchoi@newspim.com |
구체적인 과제로는 ▲신뢰 ▲개방성 ▲혁신을 제시했다.
우선 신뢰를 위해 '고객 최우선(First)'을 실천하자고 당부했다. 보이스피싱 제로, 고객중심 신규 평가제도, 고객 투자자산 모니터링 강화 등 고객을 우선으로 신뢰를 지켜가자는 의미다.
조 회장은 "일등은 상대적 순위에 불과하지만 일류는 고객과 사회의 절대적 신뢰를 의미한다"며 "고객의 신뢰가 자부심으로 이어지고 이를 기반으로 사회의 가치를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자"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금융 경계를 뛰어넘어 개방성을 추구하자고 했다. 디지털 분야에선 국내외 다양한 기업 및 산학 협력으로 융합을 시도하자는 제안이다. 경영 전반에서도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관점에서 국내·외, 금융·비금융을 아우르는 전략적 인수합병(M&A)를 모색하겠다고 예고했다.
마지막 과제로는 혁신을 제시했다. '트리플 K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국내 혁신성장 생태계를 확대해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고 이들의 글로벌 진출까지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아울러 정부의 벤처기업 종합육성 계획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한다.
신한금융에 맞서는 KB금융은 경영전략 키워드로 'L.E.A.D 2020'을 택했다. 국내외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지만,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윤 회장은 강조했다.
윤 회장은 올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3연임에 도전할 것이 확실시되는 윤 회장에게 중요한 해다. 그 만큼 올해 경영 전략에 장기 플랜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구체적으로 ▲그룹 핵심경쟁력 강화(Level up the core) ▲사업영역 확장(Expansion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KB 구현(Active & creative KB) ▲고객중심 디지털 혁신(Digital innovation-customer centric) 등 4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그룹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은행은 대출 포트폴리오 개선, 비용구조 혁신을 통해 확고한 1위를 달성하자고 당부했다. 주요 계열사들은 업권 내 탑티어(Top-tier·일류)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로 사업영역 확장을 통한 그룹 포트폴리오 완성과 신성장 모멘텀 확보를 꺼내들었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다양한 M&A 가능성 열어두고 과감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사업은 동남아와 선진시장의 투트랙 전략을 통해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미래성장을 이끌어 나갈 신(新)수익원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마이데이터'와 '마이페이먼트' 시장을 선점하고,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리브모바일'을 통해 서로 다른 업종과의 협업 성공사례도 만들 예정이다.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KB를 위해선 인재 육성을 위한 노력을 강화한다. 미래성장 부문에 대한 탄력적 채용방식을 도입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맞춤형 연수 프로그램 확대, 그룹 내 인력 재배치 등을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추친한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교한 분석을 통해 초개인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해 나가겠다는 그림이다.
윤 회장은 "어렵고 힘든 때가 돼야 진정한 가치를 알아볼 수 있듯 차가운 대지 위에서도 우뚝서는 KB가 돼야 한다"며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을 통해 경쟁자들이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를 반드시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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