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비밀리에 일본을 빠져나가 레바논으로 도피한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의 프랑스 변호사가 일본 언론 취재에 응했다. 그는 곤 전 회장이 현재 "투지가 넘치는 것 같다"며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일 프랑수와 지므레 변호사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지므레 변호사는 곤 전 회장이 일본을 도망친 이유에 대해 "공평한 재판을 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망 자체가 불법 아니냐는 질문에는 "맞다"면서도 "(일본) 재판관과 검찰 모두 정당성을 지키지 않는다고 우린 느낀다"고 했다.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왼쪽)과 부인 캐롤 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므레 변호사는 곤 전 회장이 레바논을 도피처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곤 전 회장의 부인이 살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라며 "(레바논) 국민도, 당국도 지금까지 호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곤 전 회장이 레바논이나 프랑스에 재판을 받을 가능성에 대해선 "의혹에 대해 무죄를 증명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다만 언제 어디서 (재판을) 실시할 지 답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대답을 아꼈다. 그는 곤 전 회장의 신병이 일본으로 인도될 가능성에 대해선 "프랑스도 레바논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일본 사법제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일본을 존경하지만 민주주의 국가에 걸맞지 않는 (사법)제도"라며 "프랑스에선 테러리스트여도 취조 시엔 변호사와 동석할 수 있는데 일본에선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지므레 변호사는 곤 전 회장이 레바논에 입국한 이후 주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NHK와 진행한 별도의 인터뷰에서 "(곤 전 회장이) 해방되면서 투지가 넘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므레 변호사는 닛산과 르노가 경영진의 잇따른 교체로 흔들리는 점에 대해 곤 전 회장이 "세세하게 살펴보면서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므레 변호사는 곤 전 회장의 도주 경로나 협력자 등에 대해선 답변을 거부했다. 이는 도주에 협력했던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 당국은 곤 전 회장의 자택을 압수하고 인근 CCTV 영상을 확인하면서 조력자 특정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조력자의 경우 '범죄자 은닉' 혐의로 3년 이하 징역에 처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곤 전 회장이 조력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다음주에 열 예정인 기자회견에서도 도주방법 등 상세한 내용은 설명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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