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성 기자 = 연초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국-이란 갈등이라는 돌발 악재가 부각됐지만 금융시장이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미국-이란 간 전면적 군사 충돌 등) 발생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일 보고서에서 이같이 내다보면서 미국-이란의 군사 충돌 가능성이 낮은 이유 3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이 트럼프 대통령 재선에 도움이 될지 불확실하다. 박 연구원은 "이란 군 실세 공습에 대해 여론이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며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문제에 대해 불개입 주의를 유지하던 상황에서 외교정책을 선회했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기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미국 ISM 제조업 지수 [자료=하이투자증권] |
또한 미국 내 경기 침체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는 "미국과 이란이 군사 충돌 시 미국 경기가 침체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은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리스크"라며 "현재 ISM 제조업 지수가 부진한 것 등 미국 경기 불안 요인이 잠재해 있는 상황에서 경제 불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드시 피해야 될 리스크"라고 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장기화로 미국의 지난해 12월 ISM 제조업 지수는 47.2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6월 46.3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란과의 전면전으로 인한 유가 급등은 미국 경기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박 연구원은 "동맹국의 지지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봤다. 그는 "특히 EU(유럽연합)와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이란과의 전면적 군사 충돌에 EU 등 동맹국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미국-이란 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갈 가능성은 낮아 글로벌 금융 시장에 큰 조정 압력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지만 대선 전까지 이란 리스크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간헐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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