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연임을 막고 새로운 국회의장을 세우자, 야당은 과이도 의장을 재선임했다. 이로써 베네수엘라에는 '한 국가 두 국회의장'이 존립하게 되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새로운 국회의장을 선출하기로 한 이날 무장한 정부군이 야당 지도자인 과이도 의장의 의회 출입을 막아섰다. 과이도 의장이 정부군을 밀어내려 하자 군대는 과이도 의장을 철제 난간으로 밀어붙였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재선 1주년 기념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19.05.20.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의회 건물 외부에서 혼란이 이어진 사이 여당 의원들은 루이스 파라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다. 파라 의원은 야당 소속이었으나 최근 정권 관련 부패 혐의와 연루된 혐의로 당에서 제명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즉석 투표가 거수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투표수를 집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파라 의원은 이날 국영 방송을 통해 의회 궁에 들어가기 전 의원들이 "반란"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야당 의원들은 친야당 성격의 신문사인 '엘 나시오날' 건물에 모여 과이도를 국회의장으로 다시 선임했다. 과이도 의장은 "오늘 독재 정권이 또다른 실수를 저질렀다"며 마두로 정부를 비난했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의 의회 장악에 대해 비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과이도 의장의 재선임을 축하한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국회의 의지를 부인하려는 마두로 정권의 실패한 시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마두로가 베네수엘라 시민들의 의지와 헌법을 무시하고 있다"며 경고를 보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2018년부터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 속 여당과 야당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과이도 의장 측은 마두로가 부정선거로 대통령 직에 올랐다며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있다. 이들은 노르웨이의 중개로 대화 자리에 앉았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한 제재를 확대하자 마두로 정권은 대화를 취소했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 퇴출을 위해 정권 관계자들의 금융거래와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있으며 정부의 돈줄인 석유 수출까지 제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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