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연이은 사상 최고치 랠리를 펼치며 500달러에 근접한 가운데 상승 열기가 회사채까지 확산됐다.
신용등급 CCC로 이른바 '정크'에 해당하는 테슬라 회사채가 주가와 함께 동반 급등, 2017년 발행 이후 처음으로 액면가를 회복한 것.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 모델3 차량 15대가 이날 처음으로 고객들에 인도됐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 현지에서 생산한 제품의 판매 호조 기대감이 테슬라의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 회사채가 이날 장중 액면가 1달러 당 100센트에 거래됐다.
테슬라 회사채가 액면가를 회복한 것은 2017년 발행 이후 처음이다. 판매 부진과 유동성 리스크, 여기에 핵심 경영진의 줄사퇴까지 악재가 꼬리를 물면서 회사채는 주가와 함께 하락 압박에 시달렸고, 지난 5월에는 81센트까지 밀렸다.
회사채 수익률은 5.3%까지 후퇴했다. 지난 5월 9.5%까지 치솟으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했던 상황에서 크게 반전을 이룬 셈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하반기 CCC 등급 회사채 전반에 걸쳐 가파른 하락이 나타난 점을 감안할 때 테슬라 회사채의 강세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만기 시점에 주가가 행사 가격에 못 미친 데 따라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안겨줬던 테슬라의 전환사채(CB) 역시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투자 심리 회복이 확인되면서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신규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설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칼라모스 인베스트먼트의 엘리 파스 전환사채 헤드는 WSJ과 인터뷰에서 "불과 수 개월 전까지만 해도 생각하기 어려웠던 자금 조달 창구가 이제 활짝 열렸다"고 말했다.
테슬라 회사채 상승은 주가 최고치 랠리와 옵션 트레이더들 사이에 번지는 낙관론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공매도 1순위였던 테슬라 주가가 상하이 기가팩토리의 본격적인 제품 인도 이후 폭등을 연출하자 옵션 트레이더들은 숏 포지션에서 발을 빼는 한편 추가 상승 가능성에 적극 베팅하고 나섰다.
특히 6월까지 테슬라 주가가 620달러까지 상승할 때 수익률을 내는 옵션이 커다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주가가 현 수준에서 24%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점치는 셈이다.
이로 인해 주가와 회사채 사이에 간극이 벌어지자 매수 열기가 회사채로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신규 CB 발행을 기다리는 대기 세력도 포착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 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운전자금과 기존 회사채의 원리금을 상환하는 데 충분한 유동성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외 투자를 위해 회사채나 CB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가격 인하로 중국 시장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한편 현지 부품 및 인력 사용을 확대해 비용을 축소하고 수익성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거스 리서치가 테슬라 목표주가를 556달러로 높여 잡는 등 월가 투자은행(IB) 업계는 연이어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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