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한국에서 일본 불매운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니클로가 지난 분기 해외사업부 영업이익이 28% 급감했다. 이 가운데 모기업은 당기 예상 순이익을 1000억원 넘게 하향 조정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올해 8월기(2019년 8월~ 2020년 8월) 연결 당기 순이익을 전기비 1% 증가한 1650억엔(약 1조7507억원)으로 하향조정한다고 9일 발표했다. 종전 예상치는 8% 증가한 1750억엔이었다.
매출액에 해당하는 매출수익 예상도 2조3400억엔(전기비 2%증가)으로 역시 기존 예상치인 2조4000억엔보다 낮춰잡았다. 영업이익 예상은 전기비 5% 감소한 2450억엔으로 설정했다.
함께 발표된 2019년 9~11월 순이익은 전년 동기비 3% 감소한 709억엔이었다. 이 기간 유니클로의 해외사업 매출수익은 2807억엔으로 약 4%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8%(378억엔) 급감했다. 신문은 "발목을 잡은 건 해외 점포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 사업"이라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에서 불매운동 이어지면서 그 영향으로 동계 상품 판매가 저조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니클로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국으로 한정할 경우 9~11월기 기존 점포 매출액은 대폭 감소해 영업적자로 전환했다. 오카자키 겐(岡崎健) 최고재무책임자(CFO)는 9일 결산 설명회에서 한국 사업에 대해 "대단히 어려운 사업환경"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한국은 유니클로의 주력 시장 중 한 곳이었다. 2018년 8월기 매출수익은 1400억엔으로 전체 해외사업을 견인했으며, 점포 수도 2019년 11월 기준 186곳으로 중국에 이은 두번째다. 하지만 지난 7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촉발된 불매운동이 이어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일부 매장은 폐점이 될 정도로 불매운동의 직격타를 맞았다.
한 유니클로 간부는 한국사업과 관련해 "점포 폐쇄나 인원 삭감 예정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문은 "지금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근본적인 대책은 피할 수 없다"며 "패스트리테일링의 해외사업 전체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중화권 시장에서도 영업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에 비해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수익이 감소한 탓이다. 또한 올 겨울 중국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으면서 방한의류 판매가 부진했던 것도 영향을 줬다. 홍콩의 경우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면서 약간의 영업적자가 됐다.
다만 한국과 홍콩을 제외할 경우 해외사업은 매출수익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클로 측은 각국의 상세한 사업실적은 공표하지 않았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