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수서차량기지를 경기도 남부지역으로 이전하고 3호선을 연장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한다. 용인과 수원 주민들은 3호선을 광교신도시까지 연장해 수도권 남부지역 교통난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 사업성 확보는 물론 대표적인 '혐오시설'인 차량기지를 이전할 부지 확보가 관건이다.
11일 서울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말 삼안과 '수서차량기지 이전 및 부지활용방안 사전타당성조사'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 착수에 들어갔다. 사전타당성조사는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하기 전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사업성을 검증하는 단계다.
수서차량기지 위치도 [제공=서울시] |
이 사업은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 위치한 지하철3호선 차량기지를 성남을 비롯한 경기지역으로 이전하고 신설 차량기지까지 연장 노선을 신설하는 사업이다. 이번 용역에서 차량기지 이전부지와 경유 노선, 이전부지 개발방안, 총 사업비와 재원조달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용역기간은 12개월로 연내 차량기지 이전부지와 경유 노선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주민들의 관심은 연장 노선에 쏠려 있다. 우선 서울시의 입찰공고문에 따르면 사업수행 범위가 수서에서 성남 판교까지 11㎞ 구간에 한정돼 있다. 하지만 실제 타당성조사는 이에 국한하지 않고 범위를 넓혀 가장 사업성이 좋은 노선을 찾을 계획이다.
현재 3호선 연장 계획이 알려지자 용인·수원 주민들은 물론 각 지자체도 지하철 노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울 강남~용인축인 일명 '용서 라인'에는 서울 세곡, 성남 고등·금토·판교·대장, 용인 신봉, 수원 광교 등 공공택지가 들어서 있다.
이들 지역 주민들은 서울로 통하는 용인~서울 고속도로가 출퇴근시간대 정체가 심해 추가 교통편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수서차량기지를 인접 지역으로 옮겨 연장 노선을 신설하면 교통난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3호선 연장을 새해 목표로 설정했다. 용인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유치 요구를 잘 알고 있다"며 "차량기지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타당성조사는 해당 사업에 최소한의 사업성이 있는지를 검토하는 단계로 수조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감당할 수 있을 만한 수요가 충분한지 고려해야 한다. 지난 2017년 추진된 바 있는 연구용역에서 3호선을 세곡동까지 2㎞ 가량 연장하는데 드는 비용은 2160억원이었다. 3호선을 판교까지 연장하는데 만 최소 1조원의 사업비가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지난해 신규 공공택지의 교통대책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입주민들의 교통부담금을 두 배 올리겠다는 내용을 발표했지만 용서 라인에는 이미 기조성된 택지가 대부분이라 사업비 마련이 쉽지 않다.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 사업을 보면 교통부담금으로 총 사업비의 절반 수준인 4993억원을 확보해 둔 상태지만 예타 통과에 애를 먹고 있다.
기재부의 예비타당성조사까지 통과했다 하더라도 차량기지 부지 확보라는 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차량기지는 지역 개발을 저해하고 부동산가격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인식 때문에 이전을 추진할 경우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심하다. 서울시는 수서차량기지와 마찬가지로 구로차량기지와 신정차량기지, 방화차량기지를 이전하고 노선을 연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주민 반발이 심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민들도 지하철역 유치와 차량기지 이전은 별개의 건으로 보고 있다.
용역 관계자는 "이제 막 사업 검토를 시작한 단계로 차량기지 부지나 경유 노선은 용역 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사업 일정은 우선 사업성이 확보된 후에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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