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미국의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담화를 통해 대미 강경입장을 재확인했으며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1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김 고문 담화는 북한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과 스톡홀름 실무회담 이후 미국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유연성을 거듭 압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은 미국이 제안하는 것 보다 더 많은 제제 완화를 바라고 있다"며 "이는 북미 협상의 출발점이 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자누지 대표는 "북미 협상 재개는 정상 간 만남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친분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국제전략연구소 (IISS) 연구원은 "북한은 미국의 대북 입장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지속적으로 대미 압박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완화 입장이 바뀔 가능성이 적다"며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과 탄핵 국면에서 북한 문제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며 "대선이 끝날 때까지 북한 문제를 현 상태로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으로 평가되는 북한의 '화성-14형'. [사진=노동신문] |
아울러 북한이 지난해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핵실험·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피츠패트릭 연구원은 "(북한의) 다음 조치는 미사일 실험 강행"이라며 "3월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된다면 북한은 '미사일 시험이 적대적인 연합훈련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리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고스 국장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면 북미 협상을 위태롭게 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미국에 대한 위협 수위를 얼마나 높일지는 인민군 창건일(2월8일)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16일) 등 주요 일정들을 지켜봐야할 것"이라며 신중론을 펼쳤다.
지난 11일 북한은 김 고문 담화를 통해 "(북미 대화가 다시 재개되려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사항들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