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민주당 경선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이 과거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으로부터 여성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발언을 들었다고 13일(현지시각) 주장했다.
이는 CNN이 소식통을 인용, 두 사람이 과거 만나 나눈 대화에서 샌더스 의원이 이같은 발언을 했다고 보도하자 나온 공식 입장이다.
미국 민주당 경선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워런 상원의원은 이날 늦게 성명을 내고 "내 생각에 여성도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고 그는 내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버니와 나는 전문가적 의견 차이보다 더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기에 나는 이 사적인 모임에 대해 더이상 논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워런 의원은 CNN이 보도한 내용을 확인한 것이다. 앞서 CNN은 두 사람이 지난 2018년 12월 워싱턴D.C.에 있는 워런의 집에서 만났다고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때는 두 사람이 민주당 경선 유세를 하기 전이였으며 두 의원은 향후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경쟁후보로 만났을 때를 생각해 서로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공격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진보 성향의 후보들끼리 뭉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을 막자는 것이 이날 대화의 주된 내용이었다고 회동에 대해 들은 워런 상원의원 측근 두 명과 이 만남에 대해 잘 아는 관계자 두 명은 전했다.
두 사람은 어떻게 하면 트럼프 재선가도에 효과적으로 제동을 걸 수 있을지 논의했고, 워런 의원은 자신이 경제에 대해 많은 주장을 펼칠 수 있으며 여성 유권자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고 한다. 이에 샌더스 의원은 여성은 이길 수 없다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미국 민주당 경선후보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아이오와주 페어필드의 페어필드고등학교에서 선거 유세 연설을 마친 뒤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12.15.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도 이후 샌더스 의원은 "터무니 없다"며 보도 내용이 모임에 있지 않았던 의원실 직원들이 꾸며낸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그날 밤 한 말은 도널드 트럼프가 성차별주의자에 인종차별주의자이며 필요하면 무엇이든 활용하는 거짓말쟁이라는 사실이다. 2020년 대선에서 여성이 이길 수 있다고 보는가? 당연하다!"며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언급했다.
샌더스 의원이 실제로 문제의 발언을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내달 3일 치러지는 아이오와 코커스(caucusㆍ당원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경선 후보들 사이에 갈등의 불씨가 켜진 것은 분명한 듯 하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서로 공격하지 않기로 한 샌더스와 워런 약속이 깨지고 있다"며 샌더스 캠페인이 홍보 자원자들에게 워런 의원을 지지하지 말라고 유권자들에게 홍보할 것을 지침으로 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가 입수한 샌더스 캠페인 홍보 대본에 따르면 "워런 의원을 지지하는 이들은 고학력에 좀 더 부유한 사람들"이라며 "나도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이 좋다. 하지만 나는 그를 두 번째로 지지한다. 왜냐하면" 이후 워런 의원에 대해 비판을 늘어놓는 식이다.
두 경선 후보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민주당 경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지지가 모아질지 관심이다. 최근 IBD·TIPP 여론조사서 조 바이든은 26%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워런(20%), 3위는 샌더스(15%)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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