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40대 직장인 정모씨는 연일 삼성전자 신고가 소식에 한숨이 나온다. 작년 삼성전자 주식 사라는 추천을 많이 받았지만, 반도체 대신 바이오 업종을 담았기 때문이다. 개미들이 늘 입에 달고 사는 말, "그때 살껄"이 절로 나오는 요즘이다. 정씨는 올해도 반도체가 최선호 업종으로 떠올라 지금이라도 담아야 할지 고민 중이다. 주변 지인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연초부터 호황이다. 연일 신고가를 경신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3개월 간 20% 상승했고,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25% 올랐다. 증권가에선 목표가를 추가 상향하고 있어 추가 상승폭에도 투자자 관심이 쏠린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52주 신고가인 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이후 사상 최고가이며, 3개월 전(10월 14일)과 비교하면 1만원이나 오른 셈이다. SK하이닉스도 전날 10만500원에 마감했다. 같은 기간 2만원 상승했다.
삼성전자 최근 3개월 주가추이 [자료=네이버 증권화면] 2020.01.15 bom224@newspim.com |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는 덩달아 올랐다. 대표 정보기술(IT) ETF인 '미래에셋TIGER 반도체'의 3개월 수익률은 25.38%를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 'KODEX 반도체'도 같은 기간 24.94%, 한화자산운용 'ARIRANG KRX300IT' 19%, KB자산운용 'KBSTAR 200IT' 17.08% 수익을 냈다.
이 ETF들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삼성SDI 등 반도체 대형주를 두 자릿수 이상 비율로 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구성 비중에 절반 가까이 포함시킨 상품도 있다. 예를 들어 KBSTAR 200IT의 상위 종목은 SK하이닉스 22.73%, 삼성전자 22.66%, 삼성SDI 15%, 삼성전기 8.16%, LG전자 8.12% 등이다.
IT펀드도 테마유형 펀드 중에 가장 높은 성과를 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IT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15.86%다. 테마유형에서 레버리지 펀드를 제외하면 수익률이 가장 높다. 6개월 수익률도 15%로 독보적인 수익을 보이고 있다.
다른 상위펀드도 3개월 수익률은 헬스케어펀드 12%, 금펀드 3%, 컨슈머 10%, 코스닥벤처펀드 7%, 원자재펀드 5% 등에 그쳤다. 대부분 수익을 냈지만 한 자리수 수익률에 그쳤다.
반도체 대장주의 상승세가 돋보인 3개월 간 개별종목과 ETF, 펀드 등은 20% 안팎의 비슷한 성과를 얻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추천 업종으로 대다수 반도체를 꼽고 있다.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대체적인 판단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반도체와 IM 호조의 지속이 예상된다"며 "상반기에 D램과 낸드(NAND)의 가격 상승 폭이 시장의 기대치를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목표가는 7만3000원으로 상향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연초 크게 회복되면서 업황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이 13개월 연속 역성장했으나, 올해 들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달 10일까지 반도체 수출 잠정치가 전년 대비 11.5% 상승으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긍정적"이라며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는 이러한 흐름은 국내 반도체 업종 투심에 호조"라고 말했다.
또 갈수록 주도주와 소외 종목의 격차는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익률 상승 업종이 기존 극소수 반도체 종목에서 IT업종 전반이나 헬스케어·화장품 등까지 확대될 거라는 설명이다. 보수적인 투자자의 경우 추가 상승여력이 제한적인 대장주보다 관련 업종으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종목 간에 수익률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반도체는 지난해 소프트웨어 등 극소수 주도 업종에서 IT업종 전반으로 추가적인 주가 반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년 하반기의 화장품과 호텔, IT 하드웨어 등과 같이 이익 전망치 반등이 나타나는 업종은 유연하고 신속하게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것이 투자자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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