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DLF와 라임 사태를 겪은 시중은행들이 임원인사에서 리스크 관리 최고책임자에 가장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문가를 계열사에서 끌어오거나 외부에서 영입하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시중은행들은 인사에서 영업, 마케팅, 수익성 등을 중시해 왔으나, 최근 불완전판매 논란 등이 지속하면서 소비자보호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나섰다.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선임에서도 은행들의 고민이 엿보인다. 리스크 관리조직은 겉으로 성과가 드러나지 않지만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만큼 CRO의 역할이 중요하다.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
◆ 국민·신한, 계열사 리스크 전문가 은행 CRO로 선임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계열사에 있던 리스크 관리 전문가를 다시 은행으로 배치했다.
국민은행의 리스크 관리를 총괄하는 리스크전략그룹 대표는 올해부터 최철수 전무가 맡는다. 최 전무는 기존 KB생명보험 경영기획본부장을 맡다가 은행으로 돌아왔다.
최 전무는 은행과 지주사의 리스크관리부장을 역임해 온 그룹 내 리스크관리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2015년 국민은행 리스크관리부장을 거쳐 2017년에는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부장을 맡았다. 고려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했다.
신한은행의 리스크관리를 총괄하는 리스크관리그룹은 기존 신한금융지주 부사장보였던 김임근 부행장보가 맡는다.
김 부행장보는 2009년 신한은행 신용리스크부장을 시작으로 리스크 관리를 담당했다. 신한금융지주 상무를 거쳐 2019년 부사장보로 승진한 그는 올해 은행으로 돌아오면서 CRO를 맡았다. 고려대학교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신한은행에 입행했으며, 신용관리부 신용기획부 등을 거쳤다.
◆ 우리은행, 외부 리스크 전문가 영입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인사에서 리스크관리그룹 최고책임자로 전상욱 전(前) 우리금융연구소 상무를 선임했다.
전 상무는 한국은행에서 7년간 통화금융정책 등 업무를 경험한 뒤 베어링포인트, 에이티커니 등 외국계 컨설팅사에서 기업 리스크관리 모델 개발, 리스크 컨설팅 등을 담당한 전문가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금융공학 석사를 마쳤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빠르게 대처하고 그룹 혁신을 위해 리스크 관리 분야의 전문가 영입이 필요하다"며 "그룹 차원에서도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는 외부 전문가 영업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주요 시중은행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 사진.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임근 신한은행 부행장보, 황효상 하나은행 부행장, 전상욱 우리은행 상무, 최철수 국민은행 전무. [사진=각 은행] 2020.01.17 bjgchina@newspim.com |
◆하나은행, CRO도 '구관이 명관'
하나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대표는 황효상 부행장이 연임한다. 황 부행장은 2014년 1월 외환은행 리스크관리그룹장(상무)에 선임되고 같은 해 2월부터는 하나금융지주 CRO까지 겸임하기 시작했다. 그 뒤로 부행장까지 승진하면서 7년연속 은행과 하나금융지주의 CRO를 맡고 있는 베테랑이다.
그는 (구)외환은행에 입행한 뒤 여신심사부, 신용기획부, 전략기획부 등을 거치면서 리스크 관리 관련 경험을 쌓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한 뒤로 리스크관리 중요성이 더욱 커졌는데, 황 부행장은 승진과 함께 CRO를 연임하고 있는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전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CRO는 묵묵히 일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자리고, 그만큼 조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이 중요하다"면서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고 소비자보호 관련 여론이 중요해지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은행들도 평판유지 및 리스크 관리에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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