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앞으로 시가 9억원이 넘는 주택 보유자는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어 전세시장의 혼란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전날 '12·16 대책'의 전세대출 관련 후속조치를 발표하자 당분간 부동산 갭투자는 줄고 전셋값은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이번 대책에는 오는 20일부터 시가 9억원 초과 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한 SGI서울보증 전세대출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세대출 받은 뒤 고가주택을 매입하거나 다주택을 보유하면 전세대출을 회수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2019.02.15 leehs@newspim.com |
전문가들은 갭투자가 줄어드는 효과를 예상했다. 전세대출을 활용한 부동산 투자에 제동이 걸리면서 매맷값 안정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를 살면서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을 구입하거나 여러 채에 갭투자하는 수요는 줄어들 전망"이라며 "비실거주 재테크 목적의 주택 구입을 위한 전세대출 활용이 어려워지고 갭투자에 제동이 걸리면서 매맷값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도 "전세금 대출을 활용해 투자하는 갭투자를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전셋값이 오르는 등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세시장 공급원으로 작용하던 갭투자 매물이 점차 감소하면서 입주물량이 부족한 지역은 이사철 전셋값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함 랩장은 "전세대출 만기 시 연장이 불가한 차주는 본인의 자가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예상돼 기존 거주 임차인도 연쇄적으로 퇴거와 이사가 이어질 수 있다"며 "올 가을 등 이사철이나 계절적 성수기에 임대료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최근 학군 수요와 청약 대기 수요까지 겹치면서 전셋값 상승을 우려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16 대책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전환돼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는 풍선효과도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1% 오르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강남과 목동 등 학군 수요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목동 양천구는 0.33% 오르면서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강남구(0.23%), 서초구(0.22%) 등도 다른 자치구에 비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송 대표는 "청약 대기수요, 학군수요 등으로 인해 전셋값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번 규제는 전세공급량이 부족해져 임대시장 불안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후속조치 시기가 조금 빨랐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최근 규제로 매수세가 위축돼 전세 물건이 귀해지는 현상을 나타날 것"이라며 "앞으로 전세대출이 막혀 반전세나 월세로 바꾸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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