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투자 환경이 위축되자 서울 오피스텔시장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아파트를 대체하려는 수요가 오피스텔에 몰리면서 매매·전세 모두 가격이 오름세다.
10일 건설업계 및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서울 오피스텔 매맷값은 전분기 대비 각각 0.08% 0.40% 올랐다. 서울 오피스텔은 지난해 1~2분기만 해도 신규 분양과 입주 물량을 해소하지 못해 각각 0.34%, 0.25% 하락했다.
수도권의 한 견본주택 모습. [사진=뉴스핌DB] |
지난해 8월 들어 서울 오피스텔 매맷값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줄곧 하락하던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8월 0.04%로 상승 전환한 뒤 11~12월에는 각각 0.15%, 0.18% 올라 4배 넘게 뛰었다.
전셋값과 월셋값도 오름세다. 지난해 3~4분기 서울 오피스텔 전셋값은 각각 0.17%, 0.40% 뛰었다. 월셋값은 3분기에는 0.12% 하락했지만 4분기 들어 0.06%로 상승 전환했다.
이는 정부가 아파트시장을 정조준하면서 수요가 서울 오피스텔시장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서울은 대부분 지역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고 대출 규제도 강화돼 구축 단지를 위주로 매수심리가 위축됐다. 여기에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 감소, 아파트 매수 시 강도높은 자금출처 조사 등이 오피스텔시장에 '풍선효과'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주택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역세권, 직주근접 중심의 오피스텔에 대체 투자 수요가 증가해 매맷값이 올랐다"며 "여기에 저금리 기조, 임차인의 전세 선호 현상이 높아지고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면서 오피스텔도 전셋값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을 제외한 전국 오피스텔시장은 공급 물량이 쌓이면서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규제가 서울 아파트시장만을 겨냥한 이유도 있다. 지난해 3~4분기 전국은 0.25%, 0.06% 하락했고 지방은 0.61%, 0.39% 하락했다. 수도권에서 서울을 제외한 인천과 경기도 오피스텔 시장도 위축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3~4분기 인천은 0.47%와 0.62%, 경기는 0.42%와 0.32% 하락했다.
서울은 오피스텔 분양시장에도 수요가 몰리고 있다. 롯데건설이 지난 7월 동대문구 전농동에 공급한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는 68실모집에 총 1810명이 청약해 평균 26.6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4월 효성이 분양한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 오피스텔도 평균 경쟁률이 40.5대 1에 달했다. 여의도MBC부지복합개발PFV(신영·GS건설·NH투자증권)가 지난 8월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분양한 '브라이튼 여의도' 오피스텔도 평균 26.4대 1 경쟁률이었다.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에도 서울 곳곳에서 오피스텔 분양에 나선다. 현대건설은 오는 5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미주상가 오피스텔(884실)'을 분양한다. 이 단지는 미주아파트 상가를 재건축하는 오피스텔이다. GS건설은 오는 2~3월 경기도 성남시 고등동 '성남고등자이 오피스텔(363실)'을 공급한다. 이 단지는 아파트(364가구)와 상업시설이 함께 조성된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오피스텔들이 대형 면적으로 공급돼 방이 2~3개인 경우가 많고 대형 건설사들이 공급하면서 세대수가 늘어 관리비 등에서도 절감이 가능해졌다"며 "과거 수익형부동산이란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아파트를 대체하는 실거주가 몰리고 있어 올해 아파트 규제를 피한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