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GS건설을 비롯한 17개 건설사가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4대강 사업' 관련 수백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는 날벼락을 맞았다. 손해배상액이 확정될 경우 건설사들에 재무적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는 작년 말 GS건설, 대우건설을 비롯한 17개 업체를 상대로 4대강 사업 담합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7개 건설사의 담합으로 공사비용이 늘었으니 발주처인 수자원공사에 손해배상하라는 것이다.
관할법원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이며 사건번호는 2014가합520936다. 원고소가(원고가 재판을 이겨 얻고자 하는 금액)는 2441억1683만1966원으로 책정됐다. 손해배상 청구 취지는 이런 내용이다. 피고인 17개 업체는 원고인 수자원공사에 2488억279만3788원을 배상해야 한다. 이 중 GS건설, 대우건설의 지분은 각각 961억원, 703억원이다.
또한 17개 업체는 지난 2009년 10월 16일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원인변경신청서 최종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작년 5월 31일까지 연 15%, 작년 6월 1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에 따른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 소송비용도 피고들이 부담한다.
17개 건설사들 중 이러한 소송 내용을 공시한 업체는 GS건설, 대우건설뿐이다. 나머지 15개 업체는 경남기업, 계룡건설산업, 금호산업, 대림산업, 삼성물산, 삼환기업, 쌍용건설, SK건설, 코오롱글로벌, 포스코건설, 한진중공업, 한화건설,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삼성중공업이다.
수자원공사가 이 소송을 처음 제기한 시점은 지난 2014년이다. 하지만 손해배상 청구 취지가 변경되면서 5년이 지난 작년 12월에야 17개 건설사에 송장이 전달됐다. 송장 전달이 늦어진 이유는 업체 수 및 공사 가짓수가 많아 손해배상 청구금액에 대한 감정평가 과정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는 1분기 GS건설, 대우건설의 예상 영업이익은 각각 1791억원, 1086억원이다. 이번 소송의 손해배상액이 충당금에 반영될 경우 실적에 타격을 주거나 재무적 부담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건설사들은 소송이 제기된 금액 기준으로 100% 패소하지는 않기 때문에 손해배상 전액을 부담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손해배상 건은 소송이 제기된다고 해서 바로 회계에 반영하지는 않는다"며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금액을 충당금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1심이나 2심 판결 이후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소송 관련 일정은 미정이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전 정부가 한국형 녹색 뉴딜을 내세워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고 이름 붙인 대하천 정비 사업이다. 지난 2008년 12월 29일 낙동강지구 착공식을 시작으로 2012년 4월 22일까지 22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추진됐다.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의 4대강을 준설하고 친환경 보(洑)를 설치해 하천 저수량을 대폭 늘려서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이 사업의 주요 명분이다. 또한 노후 제방 보강, 중소 규모 댐 및 홍수 조절지 건설, 하천 주변 자전거길 조성이 부수적 사업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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