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최강욱(52)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기소를 두고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최 비서관의 공소장에는 그가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에게 "아들이 대학원에 합격하는 데 도움되면 좋겠다"며 허위 증명서를 전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23일 국회에 제출된 공소장에 따르면, 최 비서관은 법무법인 청맥에 근무할 당시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58) 교수의 부탁을 받고 아들 조모(24) 씨에게 인턴 증명서를 발급했다.
증명서에는 "2017년 1월10일부터 같은 해 10월11일까지 매주 2회 총 16시간 동안 변호사 업무 및 기타 법조 직역에 관해 배우고 이해하는 시간을 갖고, 문서정리 및 영문 번역 등 업무를 보조하는 인턴으로서의 역할과 책무를 훌륭하게 수행하였음을 확인한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검찰은 최 비서관이 실제로 조 씨가 인턴으로 근무한 적이 없음에도 이 같은 내용이 기재된 확인서 파일을 받아 출력한 뒤, 증명서 말미에 있는 '지도변호사 ○○○' 이름 옆에 자신의 인장을 날인해 확인서를 허위 발급했다고 결론내렸다. 그러면서 "그 서류로 아들 조 씨가 합격하는 데 도움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라는 취지로 말하며 이를 정 교수에게 건넸다고 적시했다.
조 전 장관의 아들은 이 확인서를 2018학년도 대학원 입시에 제출했고 모두 합격했다. 검찰은 이같은 행위가 위계로서 대학원 입학담당자들의 입학사정업무를 방해한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사진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 pangbin@newspim.com |
최 비서관과 조 전 장관은 서울대학교 법대 선후배사이로, 대학원 재학시에는 조 전 장관이 그의 지도교수를 맡기도 했다. 최 비서관은 정 교수의 상속분쟁 소송을 대리하는 등 조 전 장관 부부와 절친한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 비서관 측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조 전 장관의 아들은 법무법인 청맥에서 인턴활동을 했다"며 "고등학교 때부터 법률가로서 사회진출에 관심이 많은 학생에게 진로와 관련한 상담을 자연스럽게 해주며 그때그때 필요한 소소한 일을 맡기고 평가했던 것이 대학생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이는 검찰권 남용의 '기소 쿠데타'"라며 "윤석열 검찰총장 등 수사팀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23일 오전 최 비서관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비서관을 세 차례 소환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아 관련자들의 진술과 확보된 증거를 통해 기소했다고 한다.
수사팀은 전날(22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최 비서관에 대한 공소를 결재하지 않자, 이튿날 송경호 3차장검사 전결로 전격 기소했다. 여기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접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이를 '기소 날치기'로 칭하면서 "기소 경위에 대해 감찰 필요성을 확인했고, 감찰의 시기·주체·방식 등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대검찰청은 곧바로 "최 비서관에 대한 기소는 검찰청법에 따라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전체 검찰공무원을 지휘·감독하는 검찰총장의 권한과 책무에 근거해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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