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기후변화 문제를 두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스웨덴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에게 대학부터 가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오라며 쓴소리를 한 것과 관련해 당사자인 툰베리를 비롯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각) CNBC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므누신 장관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언론 브리핑 도중 툰베리가 경제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화석 연료 사용 중단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후변화 문제는 중요한 경제 문제이자 일자리가 달린 문제라면서 "툰베리가 대학에 가서 경제학을 공부한 다음에야 돌아와서 우리에게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툰베리 트위터] |
이러한 므누신 장관의 발언이 알려지자 툰베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유엔보고서의 그래프와 함께"나의 갭이어(gap year)는 8월에 끝나지만, 1.5도 남은 우리의 탄소 예산과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화석 연료에 대한 보조금 지급 및 투자는 모순됐다는 것을 인식하는 데 대학 경제학 학위가 필요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당신은 이를 경감하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미래 세대나 이미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헌신을 포기해야 하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반격했다.
므누신 장관의 이날 발언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지적이 잇따랐다.
카네기대 소속 과학자 켄 칼데이라는 "므누신이 툰베리에게 대학에 가서 경제학을 배운 다음 정책 조언을 하라고 했는데, 학교로 돌아가 환경 과학 문제를 다시 공부해야 하는 것은 므누신 장관 본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생각이 있는 이코노미스트라면 경제 활동에 대한 환경 비용이 우리가 소비하는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에는 반영돼 있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생각 있는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런 (환경) 비용이 시장 가격에 반영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기상연구대학연합(UCAR) 소속 과학자 케빈 트렌버스 역시 "툰베리가 가진 정보와 그가 읽는 자료량에 감탄하고 있다"면서 "안타깝게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나 므누신 장관은 그렇지 않은가보다"라면서 간접적으로 므누신을 비난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