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글로벌 경기 둔화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글로벌 경제전망 및 분석업체인 <옥스포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의 자료를 인용, 지난해 3분기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하는 전세계주택가격지수(23개국 대상, 실질 기준) 상승률은 전년 대비 1.8%에 그쳤다고 전했다. 최근 고점인 2016년 4.3% 상승률에 비해 큰 폭으로 둔화된 것이다.
또 작년 3분기까지 경제 규모 상위 18개국의 주택투자는 4개 분기 연속 줄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간의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분석했다.
집값 상승세와 주택 투자 수요에 제동이 걸린 것은 주로 지난 2년에 걸친 글로벌 경기 둔화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경기 둔화가 계속되자 사람들이 주택 구매 계획을 단념했고 외국인도 투자를 보류했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홍콩 시위 사태가 일으킨 불확실성도 이유가 됐다.
◆ 글로벌 주택가격, 동반 하락 양상
전 세계적으로 주택 가격은 함께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각국의 비슷한 금리 방향성 등이 이 같은 경향을 부추겼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의 뉴욕, 영국의 런던, 캐나다의 벤쿠버 같은 대도시에서 이런 특징이 두드러진다.
주택 시장이 계속 위축되면 역으로 세계 경제에도 타격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집을 보유한 소비자들이 재산이 줄었다고 판단해 소비를 줄이기 때문이다. 한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 전 세계 곳곳에서는 집값 억제 정책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국제결제은행(BIS)은 캐나다와 스웨덴의 집값이 하락하면서 2018년 이들 국가의 소비 증가세가 1%포인트 이상 둔화됐다고 추산한 바 있다.
특히 주택 투자는 국내총생산(GDP)을 구성하는 건설투자에 포함되는 항목이라 투자 감소가 지속되면 경제 지표에 곧장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주택 시장의 둔화가 2017~2019년 선진국 경제의 성장률을 0.3%포인트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했다.
주택 매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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