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 보위성이 평양을 벗어나 탈북을 시도한 간부 일행을 체포하기 위해 비행기까지 동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위부 요원들이 탈북한 간부들을 체포하기 위해 삼지연비행장까지 날아가 체포작전을 벌인 결과 일행 중 일부가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판문점=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북측 군인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지난 2일 국가보위성이 평양을 탈출해 국경으로 향하던 일행 15명을 체포하기 위한 긴급작전을 펼쳤다"며 "도 보위부의 한 간부에 따르면 국가보위성과 도보위국이 평양의 간부 일행을 체포하기 위해 비행기를 띄웠다"고 귀띔했다.
소식통은 이어 "보위성 요원들이 평양에서 삼지연까지 비행기로 급파됐다"며 "간부들의 탈북을 막으려고 비행기까지 동원해 긴급작전을 펼쳤다는 것은 탈북자들이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아울러 "(양력) 설명절 기간을 이용해 평양을 벗어난 일행은 남녀 15명으로 지난 2일 중국과의 국경 마을인 양강도 김형직군 박철리에 도착했다"며 "일행 중에는 국가의 주요문서를 다루던 중앙당 소속 타자수도 있어 비밀문서를 소지했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증언했다.
소식통은 또 "일행들은 대부분 간부급으로 평양의 중심구역인 려명거리와 미래과학자 거리에 거주한 것으로 안다"며 "이들 중에는 국가의 주요 통신계통에서 일하던 간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하지만 일행 15명 중 7명은 평양에서 급파한 보위성 요원들에 의해 국경을 건너기 직전 체포됐다"며 "보위성이 비행기까지 동원해 추적에 나섰지만 일행중 8명은 이미 국경을 넘어 행적을 감춘 뒤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양강도의 또 다른 사법간부 소식통은 "평생 사법기관에 몸담고 있지만 탈북자를 잡으려고 비행기를 띄웠다는 말은 처음 듣는다"며 "평양을 떠나 국경으로 향한 일행 15명을 체포하기 위해 새해 벽두부터 사법당국의 검문검색과 통제로 양강도 박철리 인근지역은 쑥대밭이 됐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어 "지난 2일 평양을 출발해 김형직군 박철리에 도착한 탈북자 일행 15명은 3~4개 조로 나뉘어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며 "보위부 요원들이 필사의 체포작전을 벌였지만 조별로 나뉘어 움직이는 바람에 7명만 체포되고 나머지 8명은 국경을 넘을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평양의 간부급 15명이 집단 탈북하는 사태에 직면한 보위당국이 비행기까지 띄운 것을 보면 얼마나 당황했는지 알 수 있다"며 "주요 국가기관의 간부들이 집단 탈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간부들 속에서 동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