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여파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국내 증시에 제동이 걸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3% 넘게 급락했다. 29일 지수가 반등하기는 했지만 소폭에 그쳤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39% 오른 2185.28에 마감했다.
우한 폐렴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사태가 단기 악재에 불과하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대신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및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베이징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를 기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감염증(우한 폐렴)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 베이징 전철역 입구에서 보건당국 직원이 승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2020.01.28 gong@newspim.com |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에 우한 폐렴이라는 암초가 등장하기는 했지만 국내 증시에 장기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염병이 유행을 통과하면 시장은 곧 하락 이전 수준으로 회귀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과거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유행과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주가가 하락했으나 곧 반등했다는 이유에서다.
김 연구원은 최악의 상황을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면서도 확진 환자수의 향방이 결정되는 2~4주만 무사히 넘긴다면 시장이 다시 정상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추가적인 조정을 받을 수는 있으나 28일과 같이 코스피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실적 발표에서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는 기업의 주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삼성전자와 LG전자, 네이버 등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31일에는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포스코, S-Oil 등 주요 기업들이 분기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연준의 FOMC 결과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도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만한 이벤트다. FOMC 성명서는 한국시간으로 30일 새벽 4시에 공개된다. 이후 4시 30분부터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진행된다. 이번 FOMC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시되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정책금리인 연방기금(FF)금리의 목표범위를 1.50~1.75%로 유지한 바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이 확실시된 상황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에 관심이 쏠린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우한 폐렴으로 인한 소비 둔화 우려를 경감시키는 발언을 한다면 금융시장이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의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 경제매체 CNBC도 이번 FOMC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우한 폐렴 관련 발언 여부를 꼽았다.
이 밖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페이스북, 아마존,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이와 관련해 서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과 한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금융시장 안정을 찾을지 혹은 변동성이 확대될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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