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지난 1월 수출이 전년대비 6.1% 감소하며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지난 6월부터 6개월 연속 이어오던 두 자릿수 하락세는 한풀 꺾였다. 특히 조업일수를 배제한 일평균 수출이 14개월만에 플러스로 전환해 수출 회복 가능성을 보여줬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수출 회복에 긍정적인 신호다. 서버·모바일 시장 D램 수요 증가 및 낸드 단가 회복세 등에 따라 반도체 수출 감소율(-3.4%)은 2018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수출액은 433억5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6.1% 감소했다. 수입액은 427억3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5.3%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6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96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무역수지 흑자폭은 96개월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수출액 증감 추이 [자료=산업통상자원부] 2020.02.01 jsh@newspim.com |
◆ 일평균 수출 14개월만에 반등…반도체 회복세 뚜렷
산업부는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부족(-2.5일) 탓에 수출 감소는 불가피했다"면서도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 20억2000만달러로 14개월만에 처음으로 증가(4.8%)했고, 전년 평균(19억9000만달러) 수준을 상회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일반기계·석유제품·바이오헬스 등 주요 20대 품목 중 일평균 수출이 증가한 품목은 9개다.
일평균 물량도 소폭 늘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부족으로 1월 수출 물량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물량은 증가 0.4% 증가했다"면서 "1월 수출 단가는 4.4% 증가해 2018년 12월 이후 14개월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 감소율은 14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내며 회복세가 뚜렷하다. 낸드 고정가격이 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D램 고정가격도 2018년 12월 이후 14개월만에 처음으로 반등했다. 이에 힘입어 반도체 일평균 수출은 2018년 12월 이후 14개월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품목별 일평균 수출 증감률 [자료=산업통상자원부] 2020.02.01 jsh@newspim.com |
산업부 관계자는 "서버·모바일 시장 D램 수요 증가 및 낸드 단가 회복세 등에 따라 반도체 수출 감소율(-3.4%)은 2018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2018년 조선업계의 수주 실적 회복에 따른 선박 수출 호조, 낸드가격 회복에 따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출 증가로 컴퓨터 시장도 활력을 이어갔다. 올해 1분기 국내 제약사들의 바이오밀러 신규제품 출시 등으로 바이오헬스 수출도 선전하는 분위기다.
◆ "일본 수출 규제·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 제한적"
산업부는 "한국 전체 수출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수출 비중은 0.3%에 불과해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해당 바이러스가 장기화 될 시 대(對) 중국 수출 차질이 우려되며, 춘절 이후 경제활동이 본격 재개되는 2월부터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해 현재까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1월 대 일본 수출은 6.4% 감소했고, 수입 역시 21.9% 줄었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대 일본 수출입 동향 [자료=산업통상자원부] 2020.02.01 jsh@newspim.com |
정부는 대 일본 수출 감소가 일반기계(중국 기계 업황 부진에 따른 일본기업의 수주 축소로 우리 기업 제품 수요 감소), 차부품(전반적인 자동차 수입 수요 감소 및 주요 거래처의 업황 부진)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수입 감소는 반도체 등 국내 설비투자 조정 등에 따라 반도체 제조용 장비 및 관련 중간재 수입이 줄어든데 따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불화수소 등 3개 수출 규제 품목(3.6억달러, '19.7~'20.1)이 전체 대(對) 일본 수입(261.5억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 수준에 불과하다. 무역수지는 -7억2000만달러로 2001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산업부는 "대 일본 무역수지는 65년 수교 이래 지속 적자를 보이고 있지만, GDP 대비 적자 비중은 지속 하락하고 있다"면서 "12월 기준 우리의 대 일본 수출 감소(-5.6%)보다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감소폭(-16.2%)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의 경우 대 한국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추세"라며 "우리의 대 일본 수출 감소(-7.5%)보다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감소폭(-14.8%)이 더 크게 나타나 우리보다 일본이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 성윤모 "수출 회복세 만전…오는 3일 긴급 수출상황점검회의 개최"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1월 수출은 연초 중동 리스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등에도 불구 한 자릿수 감소대를 유지했으나, 설 명절 연휴 영향으로 전체 수출 감소가 불가피했다"면서 "우리 수출은 작년 10월을 저점으로 점차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일평균 수출은 14개월만에 증가로 전환되는 등 수출 반등 모멘텀이 구축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개선 흐름을 이어간다면 2월 수출은 플러스가 전망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시 대 중국 수출에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에 수출 회복세 유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성 장관은 "정부는 과거 사스 사태와 달리 중국 경제의 비중이 4배나 커졌으며 글로벌 제조업 가치사슬에서 중국이 핵심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정부는 신종 바이러스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물경제 대책반을 가동했으며, 중국 진출기업 및 수출 동향을 일일 단위로 보고 체계를 가동하는 등 엄중히 대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나아가 성 장관은 "지난달 31일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 이후 신종 바이러스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중국의 춘절 연휴 이후 경제활동이 본격화되기 전에 우리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오는 3일 산업부 장관 주재로 긴급 '수출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대 중국 의존도가 높은 수출 중소·중견 기업들의 무역보험 지원확대, 중국 외 여타국가 수출 시장 다변화시 해외 마케팅 및 전시회 지원 강화, 중국 현지 진출 기업과 대 중국 수출기업의 애로사항 발굴·해소 등 구체적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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