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라안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중국 입국자에 대한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는 가운데 대전시가 중국인 유학생, 간병인 중 중국에 체류 중인 인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가 정부의 관리사항이라는 해명만 늘어놓고 대학과 병원에 협조를 구하겠다는 입장만 밝히는 등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강혁 시 보건복지국장은 3일 9층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상황 대책'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이강혁 국장은 교육부 자료를 인용해 대전지역 21개 대학에 3991명의 중국 유학생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 유학생 중 현재 중국에 체류하거나 첫 확진자가 확인된 지난달 20일 이후 중국에 다녀온 유학생들에 대한 현황은 파악을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대전지역 중국 유학생은 3991명으로 교육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했다"며 "현재 중국에 체류하는 학생 현황은 파악 못했다. 시에 통계는 없고 각 대학에서 파악한다고 했다. 각 대학에서.."라며 "각 대학에서 2월 중순부터 중국인 유학생이 많이 들어올 것이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대전시청 전경 [사진=뉴스핌DB] |
이에 본지는 중국인 유학생이 100여명 이상 있는 우송대학교, 충남대학교, 목원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대전캠퍼스, 배재대학교, 한남대학교, 대전대학교, 한국과학기술대학(KAIST), 한밭대학교, 건양대학교, 한국과학기술원(KIST) 등 상위 10개 학교를 대상으로 중국에 체류 중인 학생을 확인했다.
시 현황조사결과 가장 많은 1315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 우송대학교는 거의 모든 학생이 중국에 체류 중이다.
이어 충남대는 747명 중 200여명, 목원대는 300여명 중 122명이, 한남대는 200여명 중 100여명, 대전대는 141명 중 94명, KIST는 105명 중 12명, 한밭대는 96명 중 84명, 건양대는 86명 중 44명이 중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배재대는 집중휴무제가 끝나고 첫 출근한 오늘 중국인 유학생 관련 현황조사를 펼치는 중이다.
또한 시가 배포한 대전지역 중국 유학생 현황에 건양대학교가 중복 기재되고 각 대학이 밝힌 수치와 많은 차이를 보인 점도 문제다. 현장 확인보다는 '책상머리'에서 교육부 통계만 살펴봐 현장과 괴리가 발생한 것.
이와 함께 시는 의료기관에 근무 중인 중국 국적의 간병인에 대한 현황도 알지 못했다. 행정구역이 더 넓은 인근 충남도가 춘체 기간 중국을 다녀온 간병인들을 격리 조치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메르스사태 때 의료기관을 통해 감염병이 확산된 것을 고려하면 시의 대처가 안일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충남도는 지난달 30일 기준 도내 병원, 요양병원, 종합병원 등에 근무하는 중국인 간병인 1209명 중 춘체 기간 중국을 방문한 인원 43명 중 국내에 다시 입국한 7명에 대해 14일 동안 의료기관 출입을 못하도록 권고했다. 입국한 7명의 경우 잠복기 의심증상은 없는 상태이다.
나머지 36명은 아직 중국에 남아있으며 이들이 국내에 돌아와도 같은 조치를 권고할 예정이다.
때문에 허태정 시장이 신종 코로나 대책회의와 선별진료소 현장방문 당시 '중국인 유학생들에 대한 시 차원의 조사를 하겠다', '선제적인 조치들이 조금 과하다는 주변 평가가 있을 정도로 강력하고 발 빠르게 시행돼야 한다'는 발언이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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