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연일 국내 주식을 팔고 있다. 연초 매수 기조를 보여왔던 외국인은 지난 달 21일부터 매도세로 돌아섰다. 중국 증시가 춘제 연휴로 11일간 휴장하는 동안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증시가 중국의 프록시 마켓(대리 시장)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가 공식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지난달 20일부터 전 거래일인 지난달 31일까지 2주간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코넥스)에서 1조7400억원을 순매도했다.
[뉴스핌=김아랑 미술기자] |
이는 연초 한국 주식시장의 외국인 매수세를 전부 되돌린 것이다. 외국인은 올들어 지난달 20일 이전까지 한국 주식시장에서 1조5000억원을 순매수했다. 결국 외국인 투자자는 1월 한달간 한국 주식을 약 240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계산된다.
연초 코스피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장주를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달렸다. 삼성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가 본격적으로 국내 증시에 반영되기 전인 지난달 20일 신고가를 갱신하며 연초대비 12% 치솟았다. 코스피는 같은기간 2.96% 올랐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방향을 바꿨고 코스피 상승세도 멈췄다. 지난달 20일 2260선을 넘겼던 코스피는 이날 장중 한때 2080선까지 내렸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최근 2주간 전반적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후퇴하면서 주식시장에 자금 이탈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증시는 중국 증시가 춘제 연휴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11일 쉬는 동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불안 심리를 대신 반영하면서 변동성이 커진 영향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최근 2주간 전반적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후퇴했다"며 "코스피는 중국 증시가 춘제 연휴로 11일간 휴장하는 동안 중국의 프록시 마켓(대리 시장) 역할을 하며 변동성이 더 크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코스피가 하락폭을 줄이고 약보합 마감하면서 외국인 매도도 안정을 찾을 것이란 예상도 제기됐다. 이날 코스피는 0.01% 하락한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휴장을 마치고 개장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7.72% 폭락 마감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를 통해 1조2000억위안(약 204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은행들에 공급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수가 2800여명 증가한 것으로 나왔는데, 증가폭이 예상보다는 적었기 때문에 시장의 동요도 어느정도 줄었다"며 "지난주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감이 심각했지만 중국이 이날 1조2000억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추가적인 금리 부양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향후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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