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이미 비싼(보건용) 마스크는 다 팔렸다. 언제 물량이 확보될지도 알 수 없다."
A편의점에서 만난 아르바이트생 김모씨(22세)의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발(發) '마스크 대란'이 유통업체를 덮쳤다. 마스크를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면서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지는 탓이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물량 확보에 힘을 쏟고 있지만, 녹록지 않아 보인다. 업체들은 사재기를 막기 위해 1인당 구매 수량 또는 발주 수량을 제한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4일 오전 서울 명동의 한 편의점의 마스크 진열대 모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예방 효과가 검증 안 된 일반 마스크만 남아 있고 보건용 마스크는 이미 모두 팔려나가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사진=남라다 기자] 2020.02.04 nrd8120@newspim.com |
서울 최대 관광지인 명동에 위치한 A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보건용 마스크는 4일 오전 10시 이미 동이 났다. 다만 신종 코로나 예방 효과가 검증 안 된 일반 마스크를 찾는 소비자는 드물었다. 실제 편의점 진열대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KF80·KF94 표시가 있는 보건용 마스크는 매진돼 없었고, 천·폴리우레탄 등으로 만든 일반 마스크만 놓여 있었다.
아르바이트생 김씨는 "최근 마스크가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 제가 근무하는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시간대에는 마스크가 300만원어치 판매됐다. 20만~30만원어치 대량 구매하는 중국인들도 있었다"며 "다만 소비자들은 비싼 마스크만 찾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마스크는 사지 않는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인근에 위치한 B편의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가습기 마스크 외 보건당국 인증이 없는 황사마스크만 판매되고 있었고, 보건용 마스크 매대는 텅 비어 있었다.
이러한 마스크 품귀현상은 수치로도 확인됐다. 편의점 GS25가 설 연휴 직후인 지난 달 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마스크 매출을 살펴본 결과, 전년 대비 2600%(26배)나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CU와 세븐일레븐도 같은 기간 마스크 매출이 각각 1871%, 1410% 증가했다.
대형마트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이마트(트레이더스 포함)는 지난 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판매된 마스크 수량(낱개 기준)을 조사한 결과, 총 370만여개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으로는 약 53만개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하루 평균 판매량에 비해 30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롯데마트의 마스크 매출 역시 전년 대비 1221%(1월 21일~2월 2일까지) 늘었다.
편의점 및 대형마트 마스크 매출 신장률.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2020.02.04 nrd8120@newspim.com |
이에 유통업체들은 마스크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우선 편의점업체들은 가맹점의 신규 발주를 제한했다. CU는 지난 30일부터 마스크 9개 품목에 대한 발주에 제한을 뒀다. 제품에 따라 5~10개까지만 발주가 가능하다.
소비자가 많이 찾는 4개 품목에 대해선 아예 발주를 중단했다. 해당 품목은 ▲크리넥스 황사마스크(3입) ▲밸브 황사마스크 흰색·블랙 2종 ▲먼지몬지 위생마스크(5입) 등이다.
이처럼 일부 마스크 제품의 물량 확보가 어렵게 되자 CU는 새로운 거래처를 통해 마스크 신상품 2종을 확보하고 오는 6일부터 판매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도 현재 판매 중인 15개 품목에 한해 10개까지만 발주할 수 있도록 했다.
대형마트도 구매 수량에 한도를 뒀다. 이마트는 점포별로 1인당 30매, 트레이더스는 1인당 1박스(20~100매)로 구매 수량을 제한했다. 한 번에 대량으로 구매하는 고객이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롯데마트는 현재 1인당 마스크 구매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확산 여파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지만 물량은 상당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재고 확보를 위해 계속해서 기존 업체와 협의를 하면서도 새로운 업체를 전방위적으로 물색하는 등 대책 마련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많다"고 하소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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