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민주당은 첫 대선 후보 경선이었던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의 부분적인 개표 결과가 4일 오후 5시(미국 동부시간 기준)에는 발표된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로이 프라이스 아이오와 민주당 의장은 이날 각 후보 캠프측에 오후 5시까지는 지연된 개표 결과의 50% 이상을 공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저녁 투표 개시 시점(동부 지역 오후 8시)을 감안하면 약 21시간 만에 '늑장 발표'가 이뤄지는 셈이다. 더구나 아이오와 민주당의 예고대로 그나마 부분적인 개표 결과에 그칠 경우 선거관리 작업에 대한 신뢰도 손상과 일부 후보들의 반발로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한편 트로이 프라이스 의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개표 결과 발표가 지연된 것은 투표 결과를 보고하는 애플리케이션 시스템의 코딩 문제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문제는 확인돼 해결됐으며 가능한 한 빨리 이날 중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당초 전날 밤 늦게 개표를 마치고 결과를 공식 발표하려 했지만, 개표 집계가 지연되는 초유의 혼선을 빚으며 망신을 자초하게 됐다.
앞서 아이오와 민주당은 3일 밤 자정 성명을 내고 "선거구별 3가지 결과 보고에 모순점이 발견됐다"며 "결과 집계 시스템의 기술적 문제뿐 아니라 보고된 모든 숫자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결과가 실제 투표 결과와 일치하는지를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오와 민주당 본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뉴욕타임스(NYT)와 더 힐 등은 민주당의 아이오와 코커스 개표 혼란은 기초선거구별 투표결과 집계를 위해 새로 도입된 앱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전날 저녁 아이오와 전역의 1600여개 기초선거구에서 민주당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지 후보를 밝히는 코커스가 진행된 후 담당자들이 개표 결과 보고를 위해 당에서 제공한 집계 앱을 이용하려 했으나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상당수 기초선거구에선 집계 앱의 로그인이나 다운로드조차 되지 않았다. 이번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사용된 집계 앱은 '섀도우'라는 기업이 개발했는데 사전에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기초선거구의 집행 요원들은 대부분 자원봉사자들이어서 이 앱을 다루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고, 사전 지식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상당수 기초선거구에서 앱 사용을 포기하고, 수작업과 전화 보고에 의존했지만 사전에 대비하지 못한 아이오와 민주당 본부도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개표 방식이 한층 복잡해진 것도 혼란을 부추긴 원인으로 지적됐다.
그동안 아이오와 기초선거구에선 후보별 1차 득표에 따른 대의원 확보 결과만 민주당 본부에 보고하면 됐다. 그러나 올해부터 아이오와 민주당 본부는 당원 1차 투표와 '15% 생존룰'에 따른 2차 투표 결과, 대의원 배분 결과를 각각 보고하도록 했다.
결국 민주당의 사전 시스템 점검 부족, 미숙한 인력 운영, 복잡한 개표 방식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초유의 개표 참사를 빚은 셈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