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치러진 민주당과 공화당의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2020년 미 대통령 선거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 대선은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이벤트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대선 레이스 중 발생하는 크고 작은 변수들이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가운데, 시장은 민주당 경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이오와주(州) 디모인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경선인 아이오와 당원대회에서 97%의 득표율로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에서는 개표 71%를 기준으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26.8%)이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25.2%)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18.4%)이 그 뒤를 이었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로 점쳐졌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15.4%)은 4위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
아이오와 당원대회는 오는 11일 치러지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와 함께 '대선 풍향계'로 통한다. 초반에 승기를 잡을 경우 그 여세를 몰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어서다. 실제로 민주당의 경우 지난 1972년 이후 아이오와 당원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민주당 후보 10명 중 7명이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또 아이오와 당원대회에서 승리할 경우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선거자금 모집에도 유리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시장에서는 급진적인 공약을 내세운 샌더스 의원의 승리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샌더스 의원은 법인세율 인상(21%→35%)과 메디케어포올(국가 단일 건강보험 제도) 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첫 경선에서 중도 성향을 지닌 부티지지 전 시장의 승리가 확실시 되면서 전문가들은 일단은 이번 선거 결과가 한국 등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부티지지 전 시장은 현실적 온건파로 분류된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아이오와 당원대회 결과는 국내 증시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워런을 비롯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후보들이 크게 뒤처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법인세 인상과 정보기술(IT) 대기업의 반독점 규제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샌더스와 워런 의원이 주목받을 경우 주식시장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티지지 전 시장은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도 더 중도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며 "이에 이번 선거 결과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경선 일정이 산적한 만큼 선거 결과가 한국 등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현시점에서는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오는 11일 미국에서는 뉴햄프셔 예비경선이, 오는 3월 3일에는 노스캐롤라이나와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총 16개 주에서 경선이 열린다. 일명 '슈퍼 화요일'이라 불리는 3월 3일이 지나면 민주당 대선후보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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