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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대법 "장시호·차은택·김종 2심 다시"…강요죄 무죄 취지

기사등록 : 2020-02-0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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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장시호·김종·차은택 상고심 파기환송
장 씨, 1심 징역 2년6월→2심 1년 6월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대법원이 삼성 등 대기업에 후원금을 부당 강요하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서원(64·개명 전 최순실) 씨 조카 장시호(41) 씨와 김종(59)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에 대해 일부 무죄 취지로 판결했다.

삼성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을 내도록 강요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가 지난 2017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6일 오전 10시 10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로 기소된 장시호 씨와 김종 전 차관의 상고심에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강요 부분을 직권으로 판단해 대통령이나 문체부 2차관의 지위에 기초해 기업 대표 등에게 특정 체육단체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을 요구한 행위가 강요죄에서의 '협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또 차은택(51)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강요죄 성립이 어렵다고 판단, 하급심에서 사건을 다시 심리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장 씨와 김 전 차관은 지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삼성전자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18억원을 장 씨가 실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부당하게 지원하도록 강요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차은택 전 단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이른바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각종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역시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차 씨는 특히 2015년 2월 최 씨와 함께 광고업체 컴투게더 대표에게 포스코 계열 광고업체인 포레카 지분을 강탈하려고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관련해서는 송성각(62)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도 함께 기소됐다.

차 씨는 또 KT가 자신의 측근을 채용하도록 부당한 압력을 가하고 최 씨와 함께 설립한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KT 광고 일감을 몰아주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아울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도 있다.

1심은 장 씨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2심에서는 보조금 관리법 위반 및 사기 등 혐의가 무죄로 판단되면서 징역 1년 6월로 감형됐다.

김 전 차관과 차 전 단장은 1·2심에서 모두 각각 징역 3년을 선고 받았고 송 전 원장은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수감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지난 2017년 서울 대치동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소환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대법은 이같은 원심 판결 일부가 잘못됐다고 봤다. 재판부는 장 씨에 대해 "강요죄 인정 요건인 '협박'으로 평가하기 부족하다"며 "협박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발생 가능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은 그렇지 않다"고 봤다. 해악의 고지란 행위자가 상대방에게 어떤 이익 등의 제공을 요구했을 때 그에 불응하면 어떤 해악에 이를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경제수석비서관이 직무상 또는 사실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업에 대해 그 지위에 기초해 이익 등 제공을 요구했다고 해서 곧바로 그 요구를 해악의 고지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는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최서원 씨의 앞선 대법 판결을 근거로 들었다. 이들은 장 씨 등과 함께 강요 등 혐의 공범으로 재판에 넘겨져 파기환송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재판부는 차 씨에 대해서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KT 측에 단순히 특정인을 채용해달라거나 광고대행사 선정 등을 요구한 행위가 협박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는 취지로 강요죄 성립이 어렵다고 본 것이다.

다만 강요 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송 전 원장에 대해서는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이들 피고인 중 김 전 차관을 제외한 3명은 모두 2심에서 선고받은 형량을 채우고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장 씨는 2016년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긴급체포 됐다 2017년 6월 8일 6개월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됐으나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법정구속 됐다. 이후 항소심에서 선고받은 징역 1년 6개월을 채우고 2018년 11월 풀려난 상태다. 비슷한 시기 차 전 단장과 송 전 원장도 각각 석방됐다.

김 전 차관은 구속기간 만료에 따른 대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같은해 12월 풀려났다. 그는 대법의 이번 판단으로 파기환송심 결과에 따라 재수감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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