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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비상시국에"…의료기기박람회 강행에 업체들 '부글'

기사등록 : 2020-02-1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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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들, 키메스 행사 연기 요구
한국이앤엑스 "일단 예정대로, 상황 더 악화되면 검토"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국내 최대 의료기기산업 박람회인 키메스(KIMES,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 개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비드-19) 유행에 따른 연기 여부를 두고 주최 측과 업체 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정대로의 강행보다는 일정 연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최측은 우선 예정대로 개최하되 상황을 지켜본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지난해 3월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5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치 전시회(KIMES 2019)'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2019.03.14 mironj19@newspim.com

◆ 의료기기업체들 "확진자 발생하면 그 책임은 누가 지나"

이번 키메스는 오는 3월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키메스 측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1450개 이상의 업체가 참여하고 180개 이상의 컨퍼런스가 개최된다. 여기에 80개국 이상에서 8만명이 참여하며, 이중 해외 바이어들도 40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의료기기업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행사의 강행은 어려운 만큼 연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A의료기기업체 대표는 "이번에 키메스에 참가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수출하는 기업들이다. 기업들 입장에서도 1년 동안 준비를 한 행사이기도 하다"면서도 "그러나 혹시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기업은 폐쇄되고 수출이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미 키메스 참여 업체들은 각각 2000만원에서 5000만원 정도의 부스비를 주최 측에 지급했다. 이미 많은 비용이 지불됐지만, 그보다 행사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의 여파가 더욱 크기 때문에 행사 연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행사 강행 시 주최 측인 한국이앤엑스만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는 "행사를 예정대로 강행할 경우 전시 개최를 주관하는 한국이앤엑스가 150억원 정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업체들 입장에서는 박람회로 발생하는 수익보다 혹시 모를 피해가 훨씬 클 수 있다"고 토로했다.

박람회 개최가 한 달여 남은 만큼 불참 결정을 내려 참여를 번복하기도 쉽지 않다. A업체 대표는 "참여하기로 해놓고 빠지게 되면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20% 정도만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보다 무서운 것은 패널티로 내년 전시회에는 참여할 수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B의료기기업체 대표는 "주최 측에서는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자를 거를 수 있다고 하지만, 그런 논리라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사람 중에서는 확진자가 없어야 한다"며 "행사 후 확진자가 발생하면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데 그런 피해가 발생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참가자에 대한 철저한 감시관리가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B업체 대표는 "이전에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서 키메스 때마다 수 천명이 방문했다. 올해 이들 국가의 업체들 참여는 제한한다고 하지만 박람회 참석자들까지 막을 수는 없다. 이들은 통제가 어렵고 열린 공간에서 돌아다닐텐데 어떻게 안전관리를 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업체들은 이미 부스비용을 납부했고 환불해달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국내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잠잠해질 때까지 연기한 뒤 다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 호텔페어 입구에 열감지 카메라 설치돼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잠정 취소되었던 코엑스 전시는 오늘부터 재개됐다. 2020.02.12 pangbin@newspim.com

◆ 한국이앤엑스 "신종 코로나 우려되지만 경제활동 접을 수 없어"

이번 키메스 전시를 주최하는 한국이앤엑스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이앤엑스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다면 취소하는 것도 맞지만 상황이 나아질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며 "실제로 키메스 외에도 현재 진행 중인 박람회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시가 열리는 코엑스에서도 하루 두 차례씩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전시장에는 열감지기도 있고 손소독제도 비치된다"며 "이제 한 달 하고 조금 더 남았는데 박람회 취소로 경제활동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이앤엑스는 이번 키메스 개최에 맞춰 당초 잡혀있던 중국과 홍콩, 대만 바이어들과의 간담회도 모두 취소했다.

여기에 중국 외에도 현재 지역사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 중인 태국과 싱가포르 등의 국가 바이어들과의 간담회도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연기를 요구하는 업체들도 있지만 코엑스 행사장의 경우 1년 스케쥴이 모두 잡혀 있기 때문에 연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지켜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예정대로 개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orig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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