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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 클라우드·AI 공격적 투자...보릿고개 넘을 호기

기사등록 : 2020-02-1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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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절반넘는 LG계열사 실적부진에도 차입금 늘리며 투자확대
디지털 신사업 대기업 진출 허용...IT 서비스 공공부문 시장 확대 노려
LG그룹 클라우드 전환 주도하며 내부거래 확대 계획

[서울=뉴스핌] 정윤영 김지완 기자 = LG CNS가 4차 산업에 '올인(All-In)' 했다. 정부가 지금껏 대기업의 공공부문 IT 서비스 투자를 막았지만,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엔 예외를 뒀기 때문이다. 여기에 LG그룹이 클라우드 전환을 꾀하면서, 내부거래를 늘릴 호기를 맞은 것도 투자를 늘리는 이유다. 

LG CNS 매출을 떠받치던 LG 계열사 실적부진도 투자를 부채질하고 있다.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LG유플러스 등 LG 계열사들은 지난 2018년 LG CNS 매출 61%를 차지했지만, 작년엔 3분기까지 56%로 낮아졌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LG CNS의 최대 고객인 LG전자의 경우 OLED TV 경쟁 심화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모바일(MC) 사업부는 생산 효율성을 통한 비용 통제에 나서고 있지만 매출액과 출하량을 증가시키기가 쉽지 않아 제한적인 적자 축소가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2조원 가까운 대규모 영업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5G 망투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투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LG화학은 2차전지 부문이 전기차 배터리 경쟁심화로 적자와 흑자를 오가고 있다. 악어가 형편이 나빠지자, 악어새도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셈이다.

권 연구원은 "내부 고객향 매출은 그 계열사의 전방산업에 따라서 IT서비스 업체의 매출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거래 고객의 전방산업이 어렵고 실적이 부진하면 IT에 대한 투자 우선 순위가 뒤로 밀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제공=알리바바]

LG CNS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2275억원(2015년)→2조9477억원(2016년)→3조32억원(2017년)→3조1177억원(2018년)→2조1752억원(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수년간 3조원 부근에서 머물고 있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7년 2157억원을 정점으로 2018년 1871억원, 지난해 3분기 누적 1144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 CNS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LG CNS는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지난 2017년 -1534억원 → 2018년 -667억원 → 지난해 3분기 누적 -39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버는 돈보다 투자를 많이 한 것이다. 이 기간 LG CNS의 총차입금은 지난 2018년말 5692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6047억원으로 늘어났다.

김현명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LG CNS는 클라우드 부문 사업초기 설비투자, 신성장사업관련 신기술 내재화 등과 관련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당분간 영업부문의 현금창출을 상회하는 자금소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그 동안 막혔던 IT 공공부문, 대기업 진출길 열려

IT서비스 공공분야에 대기업 진출을 가로막던 칸막이가 사라지면서 새로운 먹거리가 창출됐다.  LG CNS는 IT 신기술에 연계된 매출을 전체 20%에서 2024년까지 4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중견기업이 차지하던 시장을 차지하겠다는 계산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때문에 지난 2013년 이후 대기업은 IT서비스 공공사업에 투자가 막혔다"면서 "하지만 정부가 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신사업에 대해선 예외적으로 대기업 진출을 허용, 이런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기다보니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K C&C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진흥법 개정안으로 많이 완화됐다"며 "클라우드 등 사업들도 개방의 폭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4차산업 IT 서비스 분야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LG CNS, SK C&C, 삼성SDS 등은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상황이다. 

◆ LG그룹 클라우드 전환 계획...계열사 매출 늘릴 호기

LG그룹 전체가 클라우드 전환을 계획하면서, LG CNS의 디지털 신사업 투자는 '어음'보단 '정기적금' 성격을 띠게 됐다. 줄어드는 계열사 매출을 늘릴 호기를 맞은 것이다.

그간 정부는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관련 규제를 강화해왔다. 자연스레 LG CNS의 내부거래 비중도 낮아지는 추세였다. 하지만 디지털 신사업 예외적 허용에 내부거래 비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속셈이다.

LG CNS는 지난해 '클라우드 전환 혁신추진단'을 신설하고 클라우드 전문 인력을 200여명 수준에서 500명 규모로 확대 개편했다. LG CNS 관계자는 "LG전자와 LG화학 등 LG계열사가 퍼블릭 클라우드로 70% 이상 전환하는 등 5년 내에 퍼블릭과 프라이빗을 포함한 전체 클라우드 전환율을 9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다.

SK그룹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근 SK는 그룹사 클라우드 전환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SK그룹이 계열사의 주요 IT시스템 80%를 클라우드로 옮기기로 했고 이를 SK C&C가 주도할 예정이다.

과거 경험도 IT서비스 3사 투자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삼성SDS 관계자는 "막대한 투자비용에도, 이런 투자가 지속되는 이유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수가 됐기 때문"이라며 "과거 국제통화기금(IMF)사태 당시에도, IT쪽에 투자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한 회사들이 경쟁력 있게 살아남았다. 클라우드는 필수고, AI나 빅데이터들은 '요소 기술'로서 모든면에서 적용된다고 보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yoonge9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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