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목적이라며 학생들에게 마늘냄새를 맡게 하는 원시적인 방법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터무니 없는 지시에 주민들의 반감도 커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북한 당국이 겨울방학이 끝나고 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되자 각 교육기관들에 코로나19 방역대책을 철저히 세우도록 지시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평안남도 은산군의 한 소식통은 "이달 초부터 은산군의 초·고급중학교(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겨울방학이 끝났다"며 "지난 17일부터는 소학생(초등학교)들도 겨울방학을 마치고 등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마늘 자료사진.[사진=뉴스핌 DB] |
이 소식통은 그러면서 "학교 당국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자체적으로 구입해 착용하게 한다"면서 "특히 마늘즙이 들어있는 병을 반드시 목에 걸고 등교하라는 포치(계획·목적 등을 알리다)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효과적인 방역대책이 없는 학교들은 의료기관과 토의해 마늘이 바이러스를 죽이는 항생제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학생들이 수시로 마늘즙 냄새를 맡으며 전염병에 대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은 학교마다 '코로나 규찰대'라는 조직을 편성,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마늘즙이 들어있는 병을 목에 걸지 않고 등교하는 학생들을 단속하고 있다.
소식통은 "학생들이 마스크를 장마당에서 자체적으로 구매하고 페니실린병 안에 다진 마늘을 넣고 비닐로 봉인한 다음, 바늘로 구멍을 뚫어 목에 걸고 마늘냄새를 맡으며 등교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안남도 성천군의 다른 소식통은 "성천군 소재 학교에서도 모든 학생들이 마늘즙을 병에 넣고 24시간 냄새를 맡고 있다"며 "마늘즙은 하루가 지나면 방역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매일 교체하도록 학생들을 다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2일 송인범 보건성 국장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공식 확인한 뒤, 당국자들과 선전매체를 통해 동일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동시에 국가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며 북·중 국경 폐쇄 등 코로나19 예방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학생들이 평양 거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스핌 DB] |
◆ "北 아동번영지수, 180개국 중 112위…한국은 2위"
한편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영국의 의학 학술지 랜싯은 지난 18일 '세계 어린이의 미래'라는 보고서를 통해 '아동번영지수'가 북한은 1점 만점에 0.56점이라고 밝혔다. 이는 조사대상 180개국 가운데 112위에 그친 것이다.
아동번영지수는 산모와 5살 미만 어린이의 생존, 모자 보건서비스, 기본적 위생, 빈곤율 등을 계산한 '생존지수'와 교육적 성취, 발육, 영양상태, 그리고 폭력으로부터의 보호를 계산한 '번성지수' 등을 합친 것이다.
한국은 0.95점을 얻어 1위를 차지한 노르웨이에 이어 어린이 미래가 가장 밝은 나라 2위에 올랐다.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북한이 그렇게 낮은 순위에 있다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북한인이라면 기본적으로 출생하면서부터 박해를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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