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메이저급 대회인 월드골프챔피언십(WGC)에 두 번째로 출전한 임성재(22)에게 두 번의 행운은 찾아오지 않았다.
WGC는 매 시즌 네 차례 열리는 특급 대회다. 미국PGA투어 및 유러피언투어 대회로 함께 치러지며 톱랭커들만 출전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미국PGA투어는 WGC가 열리는 주에 "非 풀포인트 대회'를 열어 WGC에 나가지 못한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준다.
이번 주에도 WGC 멕시코 챔피언십(총상금 1050만달러)과 푸에르토 리코 오픈(총상금 300만달러)이 동시에 열리고 있다. 세계랭킹 32위인 임성재를 비롯해 안병훈·강성훈은 멕시코 챔피언십에 출전했고, 배상문과 이경훈은 푸에르토 리코 오픈에 나갔다.
임성재가 WGC 멕시코 챔피언십 2,3라운드에서 연달아 볼을 페널티구역에 집어넣었다. 2라운드에서는 행운이 따랐으나, 3라운드에서는 더블보기로 이어졌다. 최종라운드를 남기고 그는 선두와 13타차의 공동 30위다. [사진=미국PGA투어] |
임성재는 멕시코 시티의 차풀테펙GC(파71·길이7345야드)에서 열린 멕시코 챔피언십 첫날 공동 8위에 올랐으나 2라운드에서 공동 22위로 처진 후 22일(현지시간) 열린 3라운드에서는 1타를 줄이는데 그쳤다. 그는 합계 2언더파 211타(69·72·70)로 선두와 13타차의 공동 30위로 밀려났다. 그래도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나은 순위다.
임성재는 2라운드에서 화제가 됐다. 7번홀(파3·길이223야드)에서 보기드문 행운이 따랐기 때문이다. 그 홀 그린 앞에는 페널티구역(연못)이 자리잡고 있다. 임성재의 티샷은 짧아 연못에 떨어졌다. 누가 봐도 물속으로 들어가는 볼로 보였다. 그러나 볼은 수제비를 뜨듯 물에서 크게 바운스된 후 그린에 올라 홀에서 약 7m 떨어진 지점에 멈췄다. 임성재는 1~2타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 파를 기록했다.
그같은 행운은 3라운드에서 다시 오지 않았다. 17번홀은 길이는 158야드로 짧은 편이나, 그린 앞쪽으로 연못이 쑥 들어와 있다. 그린 좌우에는 두 개의 벙커가 자리잡고 있다.
이 코스는 해발 약 2300m의 고지에 있다. 공기밀도가 낮기 때문에 볼은 평지보다 더 멀리 나간다. 클럽별 거리 계산을 잘 하는 것이 샷 메이킹 못지않게 중요하다. 임성재는 이 코스에 처음 와본다.
임성재의 17번홀 티샷은 좀 짧아 보였다. 미국PGA투어 홈페이지에는 볼이 물에 빠졌다고 적어놓았다. 첫날처럼 볼이 물에 맞고 그린으로 튀는 행운은 따르지 않았다. 다행히 그 볼을 칠 수는 있었던 모양이다.
임성재는 페널티구역에서 두 번째 샷을 했으나 볼은 그린뒤 오른편에 있는 벙커로 들어갔다. 벙커샷 실수까지 겹쳐 결국 4온1퍼트로 더블보기를 했다. 16번홀까지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오던 임성재의 이날 스코어는 1언더파로 변했고, 순위도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임성재는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열린 HSBC 챔피언스를 통해 WGC에 데뷔했고 이번에 두 번째로 WGC 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첫 WGC 출전에서 공동 11위를 기록했었다.
세계랭킹 3위 욘 람(스페인)은 2라운드까지 임성재와 같은 22위였다. 람은 이날 17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외에 버디 9개와 보기 1개를 묶어 10언더파를 몰아쳤다. 올해 이 대회 18홀 최소타수이자, 새 코스레코드다. 그는 합계 11언더파 202타(72·69·61)를 기록, 단숨에 선두와 4타차 공동 4위로 솟아올랐다. 그의 17번홀 티샷은 홀앞 2m 지점에 떨어져 바운스된후 깃대 하단을 맞은 후 홀로 사라졌다.
이 대회는 1~3라운드 선두가 매일 새로운 얼굴이다.
세계랭킹 4위 저스틴 토마스(미국)는 이날 6타를 줄인 끝에 합계 15언더파 198타(67·66·65)로 1타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에릭 반 루엔(남아공)과 최근까지도 규칙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패트릭 리드(미국)가 1타차로 토마스를 쫓고 있다.
첫날 선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둘쨋날 선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합계 11언더파 202타로 람과 함께 4위에 자리잡았다. 선두 토마스와는 4타차다. 디섐보는 이날도 드라이버샷을 평균 364.7야드(약 333m)나 날려 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선두와 6타 이내인 선수가 10명이나 된다. 하루 10언더파까지 나오는 코스인 것으로 미뤄볼 때 우승 향방은 예측불허다.
안병훈은 합계 3오버파 216타로 공동 52위, 강성훈은 11오버파 224타로 공동 68위, 지난해 아시안투어 상금랭킹 3위 자격으로 출전한 이태희는 14오버파 227타로 최하위(72위)다.
디펜딩 챔피언 더스틴 존슨(미국)은 1오버파 214타로 선두와 16타차의 공동 41위에 머물렀다. ksmk7543@newspim.com
WGC 멕시코 챔피언십이 열리는 멕시코시티 차풀테펙GC 17번홀. 길이 158야드로 짧지만 임성재는 3라운드 때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그 반면 욘 람(스페인)은 홀인원을 기록하고 우승경쟁 대열에 들어섰다. 3라운드 핀 위치는 그린 앞쪽 오른편이었다.[사진=미국PGA투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