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500명을 넘어서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76만명의 동의를 받았다.
23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따르면 이 청원은 지난달 23일 게시, 전날 종료됐다. 이 청원은 게시된 지 3일 만인 지난달 26일, 이미 청와대의 공식 답변 요건인 20만명을 훌쩍 넘어선 29만명의 동의를 받은 바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
청원인은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며 "북한마저도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는데 춘절 기간 동안이라도 한시적 입국 금지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우리나라에 상륙한 뒤에는 늦지 않겠느냐"며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상적으로 청와대는 청원 기간인 한 달이 지난 뒤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청원에 한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관계자의 답변 영상을 게시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자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는 이달 초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하에 코로나19 대응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연 뒤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중국인 입국 금지 청원에 대한 답변을 일찍 내놓은 셈이다.
다만 정부는 청원의 내용대로 전면 입국 금지가 아닌 제한적 입국금지 조치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응방안의 요점은 지난 4일 기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과 우한에 2주 이내에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중국인의 전면 입국 금지가 아닌 제한적 입국 금지 조치를 내놓은 것은 한·중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 그리고 이달 초 코로나19에 대한 국제비상사태를 선포한 국제보건기구(WHO)가 이동·교역의 제한은 권고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근 며칠 사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적게는 50명에서 많게는 100명 단위로 늘어나면서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에 대한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 국가는 확진자가 급증한 한국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실시해 정부가 선제적으로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하지 않은 데 대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책 관련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dlsgur9757@newspim.com |
이러한 상황이지만, 정부는 여전히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 총리 주재 하에 개최된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중국인 입국 제한 확대에 대해 "특정한 국가의 특정한 사람들만 제한하는 것은 감염 (예방) 차원에서 그렇게 반드시 옳은 것만은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환자도 1차적으로는 중국에서 들어온 누군가와 접촉해 감염됐을 확률이 높은데 국내 방역에만 집중하는 정부의 행태를 놓고 나온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모기를 잡으려 한다'는 비판에는 "지금 겨울이라서 아마 모기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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