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전환사채(CB) 등에 투자하는 메자닌 시장의 위축이 우려된다. 발행 규모는 전년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올해 만기가 다가오면 발행기업의 유동성 위험 증가 등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발행 금액은 1조4388억원을 기록했다. 총 170건이었다. 전년 동기 2조9769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형석 기자] leehs@newspi.com |
지난해 분기별로는 1분기 ELB 발행 금액이 4조2777억원(419건), 2분기 3조1366억원(392건), 3분기 1조3143억원(334건), 4분기 16조1390억원(590건) 등으로 집계됐다. 전년도보다 1, 3분기는 각각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나 매년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ELB는 주식으로 바꾸거나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가 붙은 혼합형 채권을 의미한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태(EB), CB 등을 포함하고 있다. 라임 사태를 촉발한 모펀드 중에 하나가 바로 메자닌(CB·BW 등) 펀드로, 환매중단 사태 이후 투심이 급격히 위축된 상태다.
메자닌은 코스닥 기업 등에 자금조달 역할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유동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라임 사태도 일반적으로 3년 만기인 메자닌에 투자하면서 개방형 펀드로 설정해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면서 사태가 불거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사모펀드 시장 위축과 만기 도래 등에 따른 발행 기업의 유동성 위험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우선 미래에셋대우·NH투자·삼성증권·KB증권·한국투자·신한금융투자 등 6개 종합금융투자회사(종투사)는 각 사마다 최대 1000억원씩, 총 6천억원 수준까지 투자 예산을 확보하기로 했다.
건전한 코스닥 기업의 자금 조달 활성화를 위해 CB 등 메자닌 자산의 신규, 차환 물량의 심사를 거쳐 시장가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6개 종투사는 사모펀드 시장의 발전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정부의 부동산 익스포져 축소정책과 중소기업 등 기업금융 투자 활성화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메자닌 등 투자 예산을 신설 확대할 예정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종투사들은 사모펀드 등에 대한 신용공여, 펀드재산 보관·관리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PBS) 업무 외에도 중소기업 등에 자금을 공급하는 기업신용공여 업무를 하고 있다.
종투사들은 정부 지원도 촉구했다.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위한 건전성 규제 완화 등의 제도 개선이 수반되고 발행어음에 대한 조속한 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효율적인 자금조달 수단으로 혁신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메자닌 채권의 공모발행 비중이 줄고 동시에 만기는 장기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메자닌 채권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전문투자자 위주의 메자닌 시장의 재구축을 추진하고, 투자자의 메자닌채권 신용도 분석을 강화해 메자닌 채권의 정보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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