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초기 증상은 여전히 감기와 비슷해 구분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감염병중앙임상위원회(중앙임상위원회)는 지난 26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그동안 치료해온 국내 확진자의 임상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같이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 [제공= 질병관리본부] |
여기에 감염내과 전문의들로 구성된 대한감염학회 등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코로나19는 초기에 감기와 유사해 사실상 식별이 어렵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코로나19는 환자가 폐렴 소견이 있음에도 느끼지 못한다는 게 특징"이라며 "초기에 감기처럼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 시기에 바이러스 배출이 많다"고 말했다.
김남중 서울의대 내과학교실 교수도 "감기와 코로나19의 초기를 구분하기는 거의 어렵다"며 "해외 연구에서는 코로나19의 상기도 감염이 적다는 내용이 있지만 이는 폐렴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앞서 독일 도이체벨레 등의 외신은 "콧물과 인후염이 있다면 상기도 감염인 단순 감기일 가능성이 있다"며 "주로 하기도 감염이 일어나는 코로나 바이러스와는 다르다"고 보도한 바 있다.
감기의 경우 콧물과 인후통, 열과 두통이, 코로나19는 발열과 마른 기침, 근육통 등이 나타나지만 환자가 이러한 증상을 구분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코로나19가 더 많이 전파될수록 많은 사람들이 경미하게 앓고, 증상은 약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은 "코로나19의 전파가 계속될수록 전파 속도는 빨라지지만 증상은 경미해질 수 있다"며 "증상이 경미하면 항체가 생겨도 오래 안 가며, 경미하게 앓을 경우 올해 말에 다시 유행할 때 콧물 감기로 시작해 폐렴에 다시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증상이 가벼운 코로나19와 감기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4~5일 간 관찰하면서 상태를 지켜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현재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돼 총체적 방역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경미한 증상으로 선별진료소를 방문하기 보다는 4~5일 간 상태를 지켜보며 심해질 경우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하는 방법이 맞다는 의견이다.
백경란 감염학회 이사장은 "가벼운 증상을 보일 경우 4~5일은 자가격리하면서 관찰하는 것을 권고한다"며 "4~5일 쉬어서 좋아지면 감기이며, 근육통과 고열이 동반되면 코로나19는 물론 독감일 가능성도 있어 치료를 늦지 않게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백 이사장은 "국민 입장에서는 증상이 심해지면 치료가 어렵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코로나19는 치료약이 없고 대증치료만 한다"며 "증상이 진행되더라도 환자 입장에서 초기와 중증의 치료가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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