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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미국, '차르' 범정부 지휘 체계 확립…지역사회 감염 대비

기사등록 : 2020-02-2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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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차르'에 펜스 부통령...에볼라 이후 처음
주 정부, 장비 확보 분주...확진자 증가에 대비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자국 내 확산을 막기 위한 본격적인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25억달러(약 3조400억원) 규모의 긴급 예산을 의회에 요청한 한편, 정부 대응을 총괄할 자리에 부통령을 뒀다.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범정부적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 트럼프, '코로나 차르'에 펜스 임명

로이터통신·CNN방송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응을 총괄하는 이른바 '코로나바이러스 차르' 자리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임명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대책을 감독하는 태스크포스(TF)를 창설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를 이끌도록 했으나, 정부 부처 전체의 대응을 총괄하는 인물은 두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전염병 관련 차르가 임명된 경우는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이후 처음이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에볼라에 대응하기 위해 바이든 부통령의 전 보좌관인 론 클레인을 '에볼라 차르'로 임명했다. 이후 난삽한 대응으로 비난을 받았던 미국 정부는 전권을 부여받은 클레인의 지시에 따라 기민하게 움직여 40여일 만에 에볼라 사태를 종식시켰다.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 CDC 지역사회 감염 경고, 행정부 변화 예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전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미국 내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 경고를 한 뒤 나왔다. 작년 12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첫 발병한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은 입국제한 조치와 중국을 여행한 사람들에 대한 격리조치에 집중됐다.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하라는 CDC의 경고가 행정부의 변화를 예고한 셈이다.

지난 25일 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나쁜 상황에 대비해 미국 시민들이 준비해주길 부탁한다"면서 "이제는 우리 나라에서도 바이러스가 퍼질 것인가가 아닌 언제 퍼질 것인가에 준비를 해야한다"고 강조한 뒤 지역사회 확산은 시간 문제라고 경고했다.

이와 동시에 CDC는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학교와 회사가 따라야 할 지침을 발표했다. 학교에서는 교실 정원을 줄이고, 인터넷을 이용한 화상 수업과 같은 재택 수업 준비를 할 것을 권고했다. 또 회사의 경우, 대면 회의를 줄이고 화상 회의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병원 또한 비(非)긴급 수술은 미루고, 환자 진찰도 화상 전화로 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요청했다.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부 장관(왼쪽부터)과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관리센터(CDC) 국장 등이 지난 1월 28일 워싱턴DC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주정부, 장비확보 분주...긴급예산 25억달러 요청

지역사회 감염이 조만간 있을 것이라는 CDC의 경고에 따라 미국 각 주(州) 정부는 마스크·장갑 등 보호장비와 병실, 시험 장비의 추가 확보에 나서 확진자 증가에 대비 중이다. 이와 관련 미국 메인주 CDC의 니라브 샤 소장은 "우리는 병원을 비롯한 EMS(응급의료서비스) 시스템과 처음으로 협력을 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그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자원을 갖추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더 힐에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25억달러의 긴급예산을 의회에 요청한 상태다. 이 예산을 통해 감염자 위치파악을 위한 감시 시스템 확장과 백신 개발, 주 정부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또 긴급예산으로 현재 비축량이 3000만개에 불과한 특수 N95 마스크를 대폭 늘릴 방침이다.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해선 N95 마스크 3억개가 필요할 것"이라며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질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60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이날 캘리포니아주에서 최근 중국 등 감염국가를 여행한 이력이 없고, 다른 확진자와 접촉한 일도 없던 사람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미국 내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더욱 증폭된 상태다.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폐쇄된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성당 앞 광장에 마스크를 쓴 군인들이 서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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