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구윤모 기자 = 현대차 울산2공장이 멈춰섰다. 코로나19 여파다. 지난달 말부터 중국발 부품 공급 차질로 일부 생산라인을 가동했다 멈추길 반복하더니 급기야 울산2공장 가동 중단 사태까지 벌어지게 됐다. 가뜩이나 정상 조업이 어려운 가운데 '연쇄 셧다운' 위기감은 높아지고 있다. 한국 자동차의 메카가 흔들리고 있다.
28일 현대차에 따르면 울산2공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가동이 완전히 중단됐다. 울산2공장은 GV80과 팰리세이드 등 현대차 주력 차종을 생산하는 곳이다.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차량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최종 라인 폐쇄 범위 및 기간 등은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를 예정"이라고 했다.
◆ 공장 가동 중단, 재개 반복…신차 출시 차질 등 어려움 가중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차량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지난달 중국발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라 이달 5일부터 국내 공장 가동을 멈췄다가 순차적으로 가동을 재개하던 현대차로선 또 하나의 대형 악재를 맞닥뜨리게 됐다.
현대차 울산공장 전경 [사진=현대자동차] |
앞서 현대차는 중국에서의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 수급이 원활치 않아 울산1공장이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다시 17일부터 20일까지 휴업했다. 울산2공장도 지난 21일 추가 휴업하는 등 공장 가동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고 있다. 공장·라인별로 최소 3일에서 최장 11일간 조업이 중단되면서 차량 생산도 지연됐다.
특히 울산2공장에서 생산되는 GV80과 팰리세이드가 효자라 할 만한 인기 차종이라 현대차로선 이번 가동 중단이 더욱 뼈아프다.
신차 출시 계획도 전면 재검토해야 할 처지다. 올 상반기 예정된 제네시스 신형 G80과 신형 아반떼 등의 출시 계획이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 역시 다음 달 둘째 주에 예정된 4세대 신형 쏘렌토 출시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지난 20일 사전계약에 돌입한 신형 쏘렌토가 하루 만에 1만8800대 계약으로 신기록을 세우며 순항하고 있어 더욱 고민이다.
회사 측은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국면이라 향후 신차 출시 일정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 완성차 중단에 협력사까지 연쇄 셧다운 우려…자동차 메카 울산 비상
완성차 업체의 고통은 고스란히 부품업체로까지 이어진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현대차 가동률이 떨어짐에 따라 1차, 2차, 3차 협력사에도 그 여파가 미치면서 지역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김현준 국세청장이 20일 오후 아산·당진지역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대표들과 현장간담회를 갖고 정부의 세정지원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국세청] = 2020.02.20 dream@newspim.com |
경상권은 특히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의 메카라는 점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등으로 인해 셧다운 사태가 벌어질 경우 자동차업계의 연쇄 셧다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구·경북 자역은 국내 자동차부품 생산의 20% 가량이 몰려 있다. 영천, 경산, 경주 등에는 현대차 1차 부품협력사만 60곳에 이르고, 근무인력은 5만 명이 넘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장이 멈춰서길 반복하며 많이 어렵다. 생산과 판매 모두 타격이 심각하다"며 "언제쯤 회복이 될지 캄캄하다"고 전했다.
◆ 감염 경로·동선 파악 등 방역 집중…조업 재개 시점 가늠 어려워
그렇다면 현대차의 조업 재개는 언제쯤 가능할까. 일단 현대차는 오는 3월 2일부터 2공장을 다시 가동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확진 지원이 나온) 도장 라인은 오는 29일 오후 2시 50분부터 사용 가능하고 다음 달 2일부터는 2공장 전체를 정상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현재 울산2공장 가동을 완전히 멈춘 채 확진자 근무지와 동선 등을 파악, 정밀 방역 중에 있다. 확진자와 접촉했던 동료들은 격리 조치했다. 울산2공장은 오전·오후조 합해 총 4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공장 내 방역 등 후속 조치에 집중하면서 최종적으로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회사 측은 "노사는 이 건 관련 공장 폐쇄 범위 및 기간에 대해 별도 협의 없이 질본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고 전했다.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 폐쇄 연장 및 방역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공장 재개 시점은 더 늦어질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추가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 벌어지면 2공장은 물론 울산공장 전체 폐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회사 측은 이날이 금요일이고 주말로 이어지는 만큼 실제 조업 중단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역, 대비 조치를 하며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