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전격 회동한 가운데, '지자체 환자 이송'과 관련해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노 실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문 대통령·4당 대표 회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환자를 다른 지자체로 이송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전문가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병상이 부족한 대구·경북(TK) 지역 환자를 다른 지역으로 이송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중환자를 옮기다 사망한 사례가 이미 나왔다"며 "굳이 다른 지자체로 옮기는 것은 경증이나 무증상자에만 해당된다"는 설명이다.
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회담 결과를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발언을 소개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영수회담을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며 김상조 정책실장, 노영민 비서실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0.02.28 leehs@newspim.com |
노 실장의 발언으로 이재명 경기지사가 어부지리 승기를 잡게 됐다. 앞서 이 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은 코로나19 확진자를 위한 병상 확보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내놔 주목 받았다. 두 사람 모두 유력한 대권잠룡이라는 점, 국민에 대한 시각과 배려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관전 포인트가 됐다.
앞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전국 지자체장에게 "환자들을 격리 치료할 수 있는 병원시설과 의료인력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TK 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에 육박하던 지난 26일이었다.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구의 코로나 확진자를 경기도의료원 등에 수용하는 문제는 정말로 어려운 주제"라며 "대의를 생각하면 수용해야 하고, 경기도 지사로서 도민의 불안과 피해, 그리고 경기도에 닥칠 수도 있는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면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일반 환자만 보내 달라"고 역제안한 사실을 밝혔다. "정부에 '대구의 민간병원 일반 환자를 내보내 대구에 코로나 환자용 병원을 확보하고, 일반 환자를 경기도로 옮기는 방법'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반면 박 시장은 "서울시는 5단계 위기 상황을 모두 대비해 진료체계와 병상을 확보해 놓고 있다"며 "특히 중증환자들을 저희 서울시립 병원에 모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대구 경북지역과 핫라인을 구축해 놓았고 몇 분이 이송돼 치료받고 계신다. 앞으로도 서울 상황을 고려하면서 최대한 지원하겠다. 우수한 전문 의료인과 최신의 음압병상과 의료장비로 조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열어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우) [사진=뉴스핌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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