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완치 판정을 받은 환자도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의료자원 등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9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대응 정례 브리핑에서 "25번 환자는 고령에 면역이 저하된 상태에서 코로나19가 재발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이 지난 24일 충북 청주에 위치한 질병관리본부에서 정례브리핑을 갖고 있다. [사진=질병관리본부] 2020.02.25 jsh@newspim.com |
25번 환자는 74세 여성으로 지난 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중국 광동성을 방문한 아들 부부와 함께 생활했다. 아들과 며느리는 각각 26번, 27번 환자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25번 환자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격리돼 치료를 받다가 22일 퇴원했지만, 27일 보건소에 경미한 증상이 있다고 자진신고했고 28일 오후 다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국가격리병원으로 이송중이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면역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몸에서 상당이 줄어들었더라도 면역 형성이 어려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3000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완치 환자가 재발하는 경우는 유일한 사례기 때문에 전문가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부 소수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창훈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5번 환자가) 어떻게 재발했는지에 대해서는 추후 연구와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면서 "다만 이 같은 사례는 극소수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앞서 방역당국에서도 25번 환자의 사례를 아주 예외적인 상황으로 규정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25번 환자의 사례는) 극단치에 해당하는 아주 예외적인 상황일 것"이라며 "이럴 경우에 보건학적 측면에서 어떻게 대책을 수립하고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를 중앙임상위원회와 논의해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완치 판정을 받은 환자가 추후 재발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사례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제까지 없었던 사례지만, 앞으로 이런 사례가 또 얼마나 발생하게 될 지는 알 수 없다"라며 "의료진으로서는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입원 치료나 자가격리 기간 등 방역 대책에 대해서는 25번 환자의 사례를 검토한 후에 논의될 예정이다. 병상, 의료진 등 의료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재발 가능성까지 염두하게 되면 자원 활용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엄 교수는 "자가 격리, 입원 치료 등의 기간을 변경하는 일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현재 이에 대해서도 의료 자원이 부족한 상황인데 재발 가능성이 있을 경우 확진자나 자가격리자에 대해 보다 철저한 관리가 요구될 것"이라며 "이를 전부 수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중앙임상위원회 자문을 통해서 일단 사례를 검토하고 이를 토대로 (완치 판정 등) 방역대책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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