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백진규 기자 =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이 전격 사임하면서 차기 농협은행장 경쟁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유력한 후보로는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와 오병관 전 농협손해보험 대표가 꼽힌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체제가 본격 출범함에 따른 변화인 만큼 이 회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이날 오후 긴급 이사회를 연다. 행장 자리가 비면서 경영승계절차 개시 사유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하는 자리다. 오는 6일 예정된 이사회에선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 등을 논의한다. 차기 행장이 뽑히기 전까지는 장승현 수석부행장이 당분간 행장 직무 대행을 맡게 된다.
이사회 관계자는 "롱-숏 리스트로 행장 후보군을 뽑아야 해서 선임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다만 행장 자리를 오래 비울 수는 없기 때문에 3월 안에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재은 농협생보 대표, 오병관 농협손보 전 대표 [사진=농협금융] 최유리 기자 = 2020.03.03 yrchoi@newspim.com |
행장 선임을 위한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관심은 유력 후보에 쏠리고 있다. 농협금융 안팎에선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와 오병관 전 농협손해보험 대표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우선 홍 대표는 한 차례 연임 후 올해 임기 2년차를 맞았다. 농협은행 자금부 부장, 농협금융 사업전략부문장 등을 역임한 후 2019년부터 농협생명 대표이사를 맡았다. 농협금융 계열사에서 폭넓은 경험을 했고, 농협생명 경영체질 개선으로 지난해 흑자 전환(401억원)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오 전 농협손보 대표도 후보로 꼽힌다. 농협중앙회 금융구조개편부 부장, 농협금융 재무관리본부 본부장, 농협금융 부사장 등 요직을 거쳤다. 기획조정 및 재무관리를 담당한 덕에 농협금융 내부사정에 밝은 '전략통'으로 꼽힌다. 농협금융 부사장이 통상 농협은행장으로 선임되던 전례가 있어 한때 유력한 차기 농협은행장으로 꼽혔었다.
이 외에 최창수 농협손보 대표나 장승현 농협은행 수석부행장도 거론되지만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최 대표는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 라인으로 분류된다. 같은 전남 출신에 김 전 회장 비서실장을 거쳤기 때문이다. 장 수석부행장의 경우 농협은행 '넘버2' 자리에 있지만 통상 부행장 2년을 거친 이후 행장 후보로 거론되기 때문에 시기상 이르다는 설명이다. 장 수석부행장은 지난 연말 인사를 통해 농협은행 종합기획부장에서 수석부행장으로 승진했다.
관건은 이 회장의 의중이다. 농협중앙회는 100% 자회사인 농협금융의 인사는 물론 예산권·감사권 등 전방위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월 농협중앙회 제24대 신임 회장으로 당선됐다. 4년 만에 농협중앙회의 새로운 키를 잡게 되면서 범농협 차원에서 인사 물갈이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2012년 신경분리 당시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을 거친 만큼 누구보다 농협금융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농협금융을 이끌고자 하는 방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이 차기 행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농협금융 전 임원은 "상당히 합리적이고 금융을 잘 아는 분이기 때문에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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