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신한은행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준비해둔 마스크가 부족해지자 영업점 직원들에 직접 마스크를 구입해 쓰고, 그 비용을 정산해주기로 했다. 다양한 고객을 대면하는 은행 영업점 직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820개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1만여명 직원에 마스크 구입비 각 2만원씩(마스크 1개당 200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영업점 직원들이 따로 구입한 마스크 비용을 청구하면, 본사에서 직원 1인에 2만원씩 돌려준다는 얘기다.
[서울=뉴스핌]25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영업부에서 행원과 고객이 마스크를 쓴 채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2020.02.25 bjgchina@newspim.com |
이 같은 조치는 신한은행 본사가 확보해둔 마스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영업점들은 그 동안 본사로부터 마스크를 받아왔다. 하지만 마스크 물량이 부족해지자 신한은행 본사에서 급한대로 "회사 차원의 마스크는 현재 준비 중으로 확보되는 대로 배송하겠다"며 이 같은 지침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해당 지침이 실질적인 도움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영업점 한 직원은 "본사에서 마스크 구입비를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마스크 대란 탓에 마스크를 아예 구입할 수 없다"며 "다양한 고객을 만나기에 (감염 우려로)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정은 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은 최근 직원들에 "공적판매처 우선배부 영향으로 마스크 대규모 구매가 불가능하다"며 "구매처 다양화, 소량 구매 등을 통해 최대한 확보 후 배부하겠다"고 공지했다. 우리은행은 마스크를 영업점에서 구입하다 지난달 말부터 본부에서 지급하고 있다.
우리은행 영업점 한 직원은 "본부에서 마스크를 배급해주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며 "영업점에서 구입한 물량에 대해 경비 지원을 해주긴 하지만, 마스크 대란 탓에 구하기가 쉽지 않다. 지점 주변을 계속 돌아다니면서 마스크를 확보하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KB국민은행은 사내 게시판에 코로나19 확산 이후 마스크 부족에 따른 불안감을 토로하는 글이 지속 올라오고, NH농협은행에서도 일선 현장에서 마스크 부족을 토로하는 건의가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금융노조도 마스크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사측과 별도로 노조 차원에서도 마스크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품귀 현상이 심하다보니, 목표한 수준까지 확보하진 못했다"며 "1인당 하루에 한개씩 쓰는 상태면 은행 영업점에 마스크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