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의심환자를 격리하면서 격리비용을 격리대상자들에게 부담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의심환자를 격리하면서 과도하게 책정된 격리비용을 전액 격리대상자들에게 부담시켜 주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달 7일 전한 남포수출입품검사검역소 방역 현장. [노동신문 홈페이지] |
중국 단둥의 한 주민 소식통은 "신의주에 사는 친척들과 매일 전화로 현지 소식을 듣고 있는데, 신의주에서는 지금 외곽 농촌지역에 코로나 의심환자들을 격리수용하면서 강냉이와 쌀 알갱이가 조금 섞인 씨라지(시레기) 국밥을 하루 세끼 식사로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신의 친지 한 명도 현재 신의주에서 격리 중에 있다고 밝힌 이 소식통은 "그렇게 부실한 씨라지 국밥을 주면서 격리기간 동안의 숙식비용은 각자 부담해야 한다"며 "격리비용은 하루에 인민폐 5위안씩 계산해서 격리가 해제된 후 당국에 바쳐야 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인민폐 5위안이면 장마당에서 쌀을 2Kg 살 수 있는 돈"이라며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주민들을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착취하려 드는 당국의 처사에 주민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격리 기간도 당국이 외부에 밝힌 것보다 훨씬 길다고 폭로했다.
소식통은 "신의주시 당국은 지난 1월 20일부터 중국에서 들어온 사람들과 이들을 접촉한 사람, 그리고 그 가족들까지 격리하기 시작했는데, 이 때 격리된 사람들 중 격리가 해제돼 나온 사람은 아직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안다"며 "오는 11일부터 격리 해제자가 순차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아울러 "처음 격리가 시작될 때는 15일 격리라더니 곧이어 30일로 늘렸다 다시 40일로 또 늘렸다"며 "1월 20일에 격리가 시작된 사람이 3월 11일에 나온다면 격리기간이 50일이 되는데 북조선 당국이 외부에 밝힌 격리기간 30일과는 크게 다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단둥의 또 다른 소식통은 "신의주 주민들 중 코로나19 의심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신의주 외곽의 농촌지역에 분산 격리돼 있다"며 "격리된 장소는 전기도 공급되지 않아 촛불을 밝히고 저녁식사를 한 후 바로 잠자리에 드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어 말이 격리생활이지, 교화소 생활과 다름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주민 2명이 지난 2월 말에 몰래 격리장소를 이탈해 친구 생일잔치에 다녀왔다가 적발돼 총살을 당했다는 흉흉한 이야기도 신의주 주민들 속에서 돌고 있다"며 "지금 신의주 시내는 거리에 사람도 별로 없고 장마당 등 사람이 모이는 곳도 한산해 도시가 적막에 쌓여있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