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선형 김민수 장봄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식시장이 흔들리자 금융당국이 '공매도 규제 강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시적으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요건을 완화하고 공매도 금지기간을 10일거래일로 늘리기로 한 것이다.
10일 금융위원회는 시장 안정 조치로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내일(11일)부터 오는 6월 9일까지 3개월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금융위원회] |
공매도는 빌린 주식을 판 뒤 주가가 내리면 이를 되사 수익을 내는 투자방법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로 법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용한다. 지난 2017년 3월 도입된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제도는 공매도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하는 동시에 주가가 급락하는 종목에 대해 다음 거래일 하루 동안 공매도 거래를 금지하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우선 당일 주가가 5%이상 하락한 코스피 종목의 공매도 거래대금이 평소 대비 3배(현재는 6배) 이상 증가한 경우 과열종목으로 지정하고, 코스닥은 그 기준을 2배(현재는 5배)로 낮추는 등 과열종목 지정대상을 확대한다. 또 주가가 20% 이상 하락한 종목은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배율을 코스피 2배, 코스닥 1.5배로 하는 지정기준을 신설한다. 특히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주식의 공매도 금지기간을 현행 1거래일에서 10거래일(2주)로 연장한다.
이번 금융당국의 결정은 코로나19 확산 및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하게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3월에는 공매도 거래가 크게 늘며 주식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등 극도의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금융위에 따르면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코스피의 경우 지난 1월 3964억6000만원에서 2월 5091억1000만원으로 늘었고, 이달 2일부터 9일까지는 무려 6428억1000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코스닥의 경우도 지난 1월 1438억9000만원에서, 2월 1554억6000만원으로 늘었고, 3월 2일에서 9일까지는 1628억5000만원으로 늘었다.
이번 금융당국의 움직임에 전문가들은 일단 환영의 뜻을 보였다. 황세운 자본시장 연구원은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정으로 궁극적으로 공매도 규제 강화 쪽으로 가는 방향의 일환"이라며 "과열종목 기준 완화와 공매도 금지기간 10거래일이라는 것은 꽤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3개월간 한시적으로 강화하는 것 역시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본다"며 "자본시장에서 공매도 자체가 가지는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는 부분으로 자금은 시장에 퍼진 공포감을 통제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판단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지난 2008년과 2011년에 공매도 한시 금지를 적용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도 시장 안정 측면에서는 실효성이 있었다"며 "이번엔 요건 완화정도에 그쳐 당장 정책 실효성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시장에 불안심리 완화에는 효과적인 부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선 불필요한 결정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도 "금융당국은 공매도를 규제함으로 해서 증시 불안 낮추겠다는 의도인데, 사실 지금의 증시 불안이 공매도 때문이 아니다"라며 "(이번 한시적 규제 강화가)증시 불안을 단기간 동안 완화할 수 있겠지만, 공매도가 가지는 순기능도 있기 때문에 이번 요건 완화 등은 사실상 불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증시불안 외국인 매도 때문인데, 공매도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자율성을 오히려 차단하는 것"이라며 "기관투자가 역할을 통해 시장 안정화를 택하는 것이 낮고, 개인들이 투자여권을 지원하는 방식이나 주식 신규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등의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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